▲밥상위에 오른 김치 빈대떡.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맛이 환상적입니다. 소화도 잘 되고요.
조종안
우리 집 식탁에서 '왕' 대우받는 김치빈대떡연이은 태풍 북상과 장마가 길어지면서 폭우도 2~3일 걸러 쏟아지는데요. 비가 내리는 날은 물론 무더운 날에도 땀을 흘리면서 해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이름 하여 '김치빈대떡'. 지난 4월부터 우리 집 식탁에서 왕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혼자 있을 때나 아내와 함께 있을 때나 김치빈대떡을 만들어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양념장에 찍어 먹는데요. 뜨겁고 매운맛을 감해주는 백김치 외에 다른 반찬이 필요 없습니다. 김치빈대떡에 모든 양념과 맛이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김치찌꺼기에 돼지고기와 두부를 갈아넣어 만들었으니 '돼지고기 김치찌꺼기 부침개'라고 해야 맞겠지요. 그러나 듣기도, 말하기도 거북해서 '김치빈대떡'이라 부릅니다. 도톰한 모양이 빈대떡과 비슷하고 맛도 그 이상으로 좋으니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 김치. 각종 성인병 예방과 항균·항암효과가 뛰어난 마늘, 생강 등이 들어간 김칫국물은 누가 뭐래도 진국이지요. 그러나 김치를 먹다보면 진국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때가 있는데요. 잘만 이용하면 밥반찬, 아이들 간식, 술안주로도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래도 김치빈대떡은 뜨거울 때 호호 불면서 먹어야 제맛이 납니다. 만들 때 흘리는 땀과 정성이 깃들어 맛을 배가시켜주는데요.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익히면 둘레는 튀김처럼 바삭바삭하고, 가운데는 녹두빈대떡보다 더 고소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어서 밥 한 공기는 뚝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