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으쌰으쌰! 함께 파이팅을 했습니다.
김민지
7월의 마지막 날, 잠깐 그쳤던 비가 또다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30일에 이어 31일에 수해복구를 하기 위해 간 구룡마을. 흐린 날씨와 줄기차게 내리는 비, 그리고 판자촌의 모습이 아직도 눈가에 우울한 영상으로 아른거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니 그 많은 주민들에게는 보금자리일 텐데, 그곳을 보고 놀라고 슬퍼하는 것조차 죄송했습니다.
구룡마을은 저도 트위터를 통해 처음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된 곳입니다. 그동안 언론에는 많이 보도되었다지만 제게는 이곳의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판자촌 구룡마을은 '강남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라는 놀라움을 결코 감출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전두환 정권 당시 빈민촌을 정리하면서 철거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판자촌이라 말 그대로 제대로 된 집의 모습을 갖춘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핸드폰 사진기로 찍으면 그 화면 안에 집안이 다 들어오는, 그런 크기의 집들이 아주 많이 붙어 있습니다. 여러 해 동안 인도 빈민가로 봉사를 다닌 저는, 그곳에서 받은 느낌을 대한민국,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구룡마을엔 1200 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번 폭우로 500여 가구가 침수됐다고 합니다. 보면 당연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그런데 우리는 이제야 이곳의 상황을 알게 되고 관심 갖게 된 것입니다.
김제동씨의 트윗 덕분에 30일, 정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구룡마을에 모였습니다. 취재를 하는 분들도 꽤 보였습니다. 찌는 날씨였지만 환한 햇살 탓에 대체로 발랄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예상은 했지만) 아쉽게도 자원봉사자는 우리뿐이었습니다. 제가 자원활동 중인 평화재단과 정토회에서 지난 금요일 청년들을 긴급소집 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청년 50여 명이 조를 나누어 복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지 모를, 그곳 구룡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