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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중앙전통시장 입구. 다른 지역에서도 쇼핑객이 이어져 공단이 없는 중구를 먹여 살리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 박석철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일컬어지는 울산에서 중구지역은 공단이 없는 대신 전통시장이 발달돼 있다.

울산을 부자도시로 일컬어지게 하는 조선(동구), 자동차(북구), 석유화학단지(울주군) 등 울산을 먹여살리는 산업 공장이 중구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구에는 우정시장, 학성새벽시장, 중장전통시장 등 15개 전통시장이 있고, 타 지역에서 이곳으로 상품을 구매하러 온다. 따라서 시장은 중구를 먹여살리는 주요 수단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중구에도 어느새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곳곳에 들어서 현재 중구지역에 입점해 있는 대규모 점포는 이마트 학성점, 홈플러스 울산점, 뉴코아아울렛 울산성남점, 앤 아이, 중앙플라자 등 5곳으로 늘었고, 준대규모 점포로는 우정동 GS리테일 1곳이 있다. 여기다 더 증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마트 학성점의 경우 전통시장에 밀려 영업이 부진하자 트레이더스(창고형대형할인매장)로 전환하려다 학성새벽시장 진흥협동조합과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울산유통협의회, 울산생활용품유통협동조합,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등 지역상인단체들이 올해 봄부터 95일간 농성을 벌이자, 이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 중구청이 재래시장을 위협하는 대형마트 등이 증가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저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통시장이 많고 지역 면적은 좁은 점을 역 이용해 전통상업보존구역의 지정범위를 현행 500m에서 1km까지 확대하는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 하기로 한 것.

중구는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오는 8일 입법예고하기로 했는데, 이 개정조례안에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확대와 유효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 최소 2015년 11월23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중구청 담당부서는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중구지역 내 대형마트나 SSM의 입점을 완전 차단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며 "중구의 경우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전통시장 15곳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인구밀집지역, 주요 교통지 등 전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1km의 범위 확대는 SSM의 봉쇄를 의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구청은 지난 4월 지역내 전통시장 15곳을 모두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그 경계로부터 500m 이내 대형마트와 SSM 입점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이 무렵 이마트가 트레이더스를 추진하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는 것을 목격하자 중구는 4개월만에 다시 보다 강화된 조례개정안을 마련한 것. 이 조례안은 28일까지 입법 예고된 뒤 주민의견 수렴과 구의회 심의를 거쳐 9월 중 공포될 예정이다.

중구청 담당부서는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이 지난 6월 30일자로 개정됨에 따라 보다 빨리 전통시장상인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조례개정을 서둘러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