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만든 가구들. 한 작품을 만드는데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가구는 아트마켓이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는다.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
나무를 싣고 어딘가로 가는 사람
예술가도, 공예가로도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냥 자신을 '나무수레'라고, "나무를 수레에 담고 어딘가로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길 원한다는 이씨.
그 말을 듣고 있노라니 낡은 철제수레를 꼭 잡은 그의 때 묻은 두 손이 그려진다. 안경을 낀 부드러운 웃음 위로는 짙은 태양이 내리쬐고, 땀과 톱밥이 뒤섞여 엉겨 붙은 티셔츠. 그리고 다부진 두 팔에 들어간 힘까지. 수레를 끌어나가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노라니 미소가 떠오른다.
그것은 단순한 열정이라기 보다는 묵묵한 노력 같다. "억지로 정체성에 몰두해 혼을 불어넣지도" 작위적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하다보니 좋아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계가 힘들 때도, 열심히 해도 잘 안될 때도 있지만" 이씨는 그 자리에서 계속 나무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온 지 10년. "원대한 꿈이라고 생각하면 집도 짓고 싶고, 언젠가는 귀농도 생각했지만, 찾아보니 길게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가구였다"고 이씨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