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무엇이 있는지 안다

[사진노트] 해무

등록 2011.08.06 15:21수정 2011.08.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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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천리포 해무가 자욱한 이른 새벽, 해무에 가려진 어촌과 모래밭을 거니는 사람들이 희미하다.

천리포 해무가 자욱한 이른 새벽, 해무에 가려진 어촌과 모래밭을 거니는 사람들이 희미하다. ⓒ 김민수

▲ 천리포 해무가 자욱한 이른 새벽, 해무에 가려진 어촌과 모래밭을 거니는 사람들이 희미하다. ⓒ 김민수
a 천리포 이른 아침이라 아직 해변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무엇을 담으려는 것일까? 해무 사이로 내게는 보이지 않는 그것을 보고 있을 터이고, 나는 그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다.

천리포 이른 아침이라 아직 해변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무엇을 담으려는 것일까? 해무 사이로 내게는 보이지 않는 그것을 보고 있을 터이고, 나는 그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다. ⓒ 김민수

▲ 천리포 이른 아침이라 아직 해변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무엇을 담으려는 것일까? 해무 사이로 내게는 보이지 않는 그것을 보고 있을 터이고, 나는 그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다. ⓒ 김민수
a 천리포 해무 사이 붉은 표식이 눈에 확 들어온다. 무슨 용도일까?

천리포 해무 사이 붉은 표식이 눈에 확 들어온다. 무슨 용도일까? ⓒ 김민수

▲ 천리포 해무 사이 붉은 표식이 눈에 확 들어온다. 무슨 용도일까? ⓒ 김민수
a 괭이갈매기 그냥 갈매기가 아니라 괭이갈매기란다. 짙은 해무에그들도 비행하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휴식일까?

괭이갈매기 그냥 갈매기가 아니라 괭이갈매기란다. 짙은 해무에그들도 비행하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휴식일까? ⓒ 김민수

▲ 괭이갈매기 그냥 갈매기가 아니라 괭이갈매기란다. 짙은 해무에그들도 비행하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휴식일까? ⓒ 김민수
a 해무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뛰어놀고 있다. 조그만 더 멀리 뛰어가면 해무 속에 갇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해무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뛰어놀고 있다. 조그만 더 멀리 뛰어가면 해무 속에 갇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 김민수

▲ 해무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뛰어놀고 있다. 조그만 더 멀리 뛰어가면 해무 속에 갇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 김민수
a 천리포 해무가 파도를 따라 흐른다. 간혹 보여지는 풍광들은 해무 너머 또다른 세상이 있음을 암시하는듯하다.

천리포 해무가 파도를 따라 흐른다. 간혹 보여지는 풍광들은 해무 너머 또다른 세상이 있음을 암시하는듯하다. ⓒ 김민수

▲ 천리포 해무가 파도를 따라 흐른다. 간혹 보여지는 풍광들은 해무 너머 또다른 세상이 있음을 암시하는듯하다. ⓒ 김민수

a 천리포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구명을 위한 도구들을 먼저 챙긴다.

천리포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구명을 위한 도구들을 먼저 챙긴다. ⓒ 김민수

▲ 천리포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구명을 위한 도구들을 먼저 챙긴다. ⓒ 김민수

a 해무 물이 빠지고, 그 푯대의 용도도 드러난다. 조금씩 해무 사이로 드러나는 천리포 해수욕장의 풍경이 아스라하다.

해무 물이 빠지고, 그 푯대의 용도도 드러난다. 조금씩 해무 사이로 드러나는 천리포 해수욕장의 풍경이 아스라하다. ⓒ 김민수

▲ 해무 물이 빠지고, 그 푯대의 용도도 드러난다. 조금씩 해무 사이로 드러나는 천리포 해수욕장의 풍경이 아스라하다. ⓒ 김민수

a 해무 천리포 해수욕장 너머로 방파제가 희미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적한 아침이다.

해무 천리포 해수욕장 너머로 방파제가 희미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적한 아침이다. ⓒ 김민수

▲ 해무 천리포 해수욕장 너머로 방파제가 희미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적한 아침이다. ⓒ 김민수

a 방파제 해무가 자욱한 방파제, 거기에 기대어 쉬는 모든 것들이 평온해 보인다. 내 삶의 방파제, 내가 쉴 곳은 어딜까?

방파제 해무가 자욱한 방파제, 거기에 기대어 쉬는 모든 것들이 평온해 보인다. 내 삶의 방파제, 내가 쉴 곳은 어딜까? ⓒ 김민수

▲ 방파제 해무가 자욱한 방파제, 거기에 기대어 쉬는 모든 것들이 평온해 보인다. 내 삶의 방파제, 내가 쉴 곳은 어딜까? ⓒ 김민수

 
그날 아침 바다는 해무로 가득차 있었다. 모래사장과 해무의 경계선만 흐릿하게 보일뿐, 해무 너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발걸음을 옮기는 만큼 희미하게 다가오는 풍경들이 아스라하게 다가온다.
 
한적한 새벽바다, 얼마쯤 걸어가다 보니 저 멀리서 해무 가득한 바다를 카메라로 담고있는 여인이 보인다. 무엇을 담고 있는 것일까?
 
해무는 아침이 다 되도록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일상은 시작된다. 어제 이맘때의 일상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상, 그것처럼 밋밋한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처럼 고마운 것이 어디있을까?
 
구명도구가 가장 먼저 바다로 나왔다. 그러자 아이들이 하나 둘 바다로 나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숨겨두었던 풍광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어도 본 사람들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있었을 터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평범한 지혜를 배운 시간이다.
2011.08.06 15:21ⓒ 2011 OhmyNews
#해무 #천리포 #사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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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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