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인생 강의> 표지
시공사
중국인 바오평산이 쓰고, 하병준이 옮겨 시공사에서 출간한 <공자인생강의>는 신세대 젊은이라면 고리타분한 인물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는 공자의 인생과 사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쉽게 풀어, 읽는 재미를 덧댄 책입니다.
<논어> 등이 공자의 가르침을 기록한 내용이라면 <공자인생강의>는 책 제목 그대로 공자의 전반적인 인생을 일대기처럼 담고 있습니다. 야사에나 나올 법한 출생에서부터 우여곡절 많고 파란만장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공자의 인생여정을 연대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15살에는 학문에 뜻을 두고, 30살이 되어서는 인생의 목표를 수립하고, 40살이 되어서는 흔들림 없는 주관으로 세상을 판단하게 되는 공자, 50살에는 하늘의 뜻을 깨닫고 실천하며, 60살에는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며 경청하고, 70살이 되어서는 마음 가는 데로 해도 어긋남이 없는 경지의 삶을 산 주인공입니다.
우리가 십 년 단위로 나이를 말할 때 30살을 말하는 이립, 40살을 이야기하는 불혹, 50살을 일컫는 지천명, 60살을 말하는 이순 등이 공자가 살아간 인생표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중국 최초의 전업학자, 공자
공자는 누가 뭐라 해도 30세에 사학을 연 교육자입니다. 나라에서 직업교육, 공무원 시험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육예를 교육할 때 공자는 대육예를 교육하며 학문과 연구를 평생의 업으로 삼은 중국 최초의 전업 학자이기도합니다.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도리에 대해 들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지요?""부모님과 형이 있는데 어떻게 미리 말씀드리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긴단 말이냐?"며칠 뒤 염구(苒求)가 와서 같은 질문을 했다. "도리에 대해 듣고 나서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하옵니까?""당연하지 않느냐. 들었으면 바로 행동해야지 왜 주저한단 말이냐?"자로와 염구가 질문할 때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공서화(公西華)가 이상하다 여겨 공자에게 물었다."스승님, 중유(仲由 : 자로의 자)가 '바로 행동에 옮겨야 되는지' 여쭈었을 때는 어찌 '부모님과 형이 있지 않느냐' 하셨으면서, 염구가 물었을 때는 '바로 행동에 옮겨라'고 하셨습니까? 같은 질문인데 스승님은 각기 다른 답을 내리시는 연유를 모르겠사옵니다.""염구는 평소 일처리를 하는 데 우유부단하고 과단성이 없다. 그래서 내 그 녀석에게 자신감을 주려 했느니라. 허나 중유 녀석은 용맹이 과하고 행동이 경솔하여 주의하라는 의미에서 그리 답했느니라." - 본문 71쪽공자는 중국 최초의 전업 학자이기도 하지만 교육 내용의 일예를 설명한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의 교육현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눈높이 교육, 맞춤식 교육을 교육현장에 도입해 실시한 선구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공자의 교육이 시공을 초월해 동서고금에 걸쳐 현존하는 것은 과거와 같은 목하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대의를 아우르는 커다란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법률, 사후처벌 아닌 범죄의 사전억제 효과에 방점 둬야 공자의 일생은 교육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배우고 익힌 것을 현실정치에 반영하려 부단히 노력합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망명이라도 하듯 10개국을 떠돌아다녀야만 했던 부침의 인생이지만 배우고 익힌 이상을 현실정치에 실현하기 위한 공자의 꿈은 시들지도 꺾이지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