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임진각 도착
이필구
묵언 수행 하듯 자전거를 탄 소연이소연이는 국토순례 둘째 날부터 우리팀의 마스코트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애초부터 소연이 체력으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좀 있었는데 첫날부터 자꾸만 뒤처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체력이 뒤처지는 소연이는 둘째 날부터 전체 대열의 맨 선두에서 진행대장과 함께 자전거를 탔습니다.
가끔씩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타나면 선두 대열에서 뒤처져 후미로 밀려날 때도 있었지만, 웬만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전거를 탔습니다. 전체 대열의 맨뒤로 처졌을 때도 "버스 타고 갈래?"하고 물으면 말없이 고개만 옆으로 살레살레 흔들곤 했습니다.
늘 전체 대열의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소연이는 사진에 많이 찍혔습니다. 진행대장을 포함해 자전거 국토순례단 전체를 찍은 사진에는 어김없이 소연이 모습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체력이 모자라는 아이들을 선두에 새워두고 집중 관리한 덕분에 소연이는 사나흘이 지나면서부터 경사에 맞춰 기어 조작도 익숙하게 해내더군요.
작은 키에 몸집보다 큰 자전거를 타고 웬만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소연이 모습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언니, 오빠들, 어른들, 선생님들 모두가 소연이를 볼 때마다 "소연아 힘내!" "소연이 파이팅!"하고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연이는 힘내라는 격려가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국토순례 소감문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힘들고 지쳐서 죽을 맛인데 어른들이 힘내라고 하니 짜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