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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성격상 칭찬은 인색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칭찬 좀 해야겠습니다.
"으으으으~, 아이고 나 죽네!"
이런 느낌이 들었던 적 있을 겁니다. 그것도 작은 것 또는 큰 게 급해 다리를 이리저리 배배 꼬고, 몸을 움츠렸던 기억들….
움직이는 차, 혹은 길을 걷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화장실. 아무데나 시원하게 갈기면 좋을 텐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았던 씁쓸한 기억들…. 겨우 화장실을 찾아, 급하게 바지춤을 내리고 시원하게 일보는 상쾌한 즐거움과 행복을 그 어디에 비하리오.
그래서 고속도로 등에는 다음 휴게소 거리 안내가 있습니다. 느긋해 있다가 갑자기 급해 허둥지둥하지 말라는 거지요. 그러니까, 알아서 해결하라는 일종의 경고입니다. 고추장의 고장 전북 순창 강천산에서 이러한 작은 배려에 웃음 지었답니다.
왜냐고요? 별거 아닙니다. 아주 간단한 것이지요.
"다음 화장실 625m. 다음 화장실 200m."
아무래도 고속도로 이정표를 참고한 새로운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이런 안내는 처음이었습니다. 국립공원도 아닌, 그 흔한 도립공원도 아닌, 일개 작은 군의 군립공원에서 탐방객을 위한 사소한, 작은 배려에 깜짝 놀랐지요.
이는 누구나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아주 손쉬운 것이지만 관광객을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하기 힘든 실천입니다. 처음에는 강천사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에 의아했습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도 없어진 마당에 일개 군립공원에서 입장료를 받다니. 모양새가 영 아니었지요.
그런데 작은 배려와 곳곳에 스민 자연을 가꾸려는 마음 앞에, 이런 노력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대요. 주차료 대신이었지만.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대접 받고자 하는 마음 굴뚝입니다. 휴가, 피서철이라 어딜 가든 사람이 북적입니다. 하여, 대접받는 걸 포기해야 할 판이지요. 그런데 난데없는 화장실 안내판이 배려로 느껴져 흐뭇한 겁니다. 그래서 아내와 올해 가을 단풍은 강천사로 정했습니다.
무엇이든 노력하는 진심 앞에 끌리는 법이거든요.
2011.08.14 14:16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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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장실은...', 이런 안내문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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