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회 활동
황순규
지방의원 평가, '횟수'로만 계산해서 제대로 할 수 있나전면 교체까지는 어렵더라도 배터리 충전이 되지 않아도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전원을 공급하자는 대안까지 제시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2~3년에 한 번씩 배터리를 바꾸느라 드는 비용(최소 40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공원에 보안등이 켜지지 않는 문제도 해결하며 예산 절감 방안 및 다른 대안까지 찾게 되었으니 의정활동으로 본다면 참 좋은 사례가 된 셈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활동'은, 통상적인 평가의 기준으로 보면 그저 '1'로 계산될 뿐입니다. 지방의회 활동과 관련한 평가는 대부분 '조례발의', '구정질문', '자유발언'의 '횟수'로 다뤄지기 때문입니다.
세세한 부분은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는데, 막상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부분은 잘 고려되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예산안을 승인하는 것은 본회의이지만, 그 전에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해당 상임위원회고, 그 다음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서 본회의에 상정될 예산안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행정사무감사의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의원이 지적한 것인가는 기록되지 않지만, 각 상임위별로 지적사항은 정리를 합니다. 어떤 정황에서, 어떤 이야기로 예산안을 심사하고 감사했는지 알아보려면 회의록을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빼놓고 각 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구청 내 신문구독 현황을 살펴보니 대부분 보수 성향의 매체들이기에, "동네 민원을 받으면서 이 동네는 받고, 저 동네는 안 받을 수가 있냐?"는 애매한(?) 논리로 개혁 성향의 매체들도 구독 비율을 높여달라고 했던 일이라든가, 구립도서관 개관식 행사에 2000만 원이나 쓰겠다기에 "기자재 등 구입비를 2000만 원으로 책정해둔 상황에서 무슨 개관식에 2000만 원이나 책정하느냐"고 지적하고는 예산 절감을 전제로 승인해준다든가, 이런 활동들은 통상적인 평가의 '횟수'에는 들어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의회 '안'에서 활동뿐 아니라, 의회 '밖'에서의 활동도 있습니다. 도로를 넓혀야 하는데 주민동의를 받지 못해 일이 진척되지 않을 때 직접 집주인들을 만나가면서 동의서를 받아오는 의원, 금호강 인근에 운동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간이 화장실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민원에 화장실 설치 예산 확보를 위해 관련된 시청 부서까지 찾아가고 또 찾아가서 지원금을 확보하신 의원, 폭우가 쏟아지는 날 상습 침수지역 부근에 나가서 하수도를 막고 있는 낙엽을 치우시는 의원, 보도블럭이 꺼졌다는 민원에 직접 삽을 들고 나가서 고치시는 의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