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3월25일 김쌍수 한전 사장(맨 오른쪽)과 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사장이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기본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
이 대통령이 나서서 사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이미 2년 5개월전에 국내 기업 컨소시엄이 사실상 수주했던 것.
이같은 사실은 이날 공개된 미국 외교문서에서도 드러난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문서를 보면, 지난 2009년 5월 15일 카자흐스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이라는 제목으로 국무부에 전문을 보냈다.
전문에 따르면, 디칸 베르다리예프 대사가 2009년 5월 5일 카자흐스탄 일간지 '리터'와 인터뷰에서 "삼성물산이 25억달러가 들어가는 1500메가와트급 발하쉬 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들어있다.
게다가 전문에는 이 대통령이 2009년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향후 4년동안 50억달러 이상 투자를 약속한 내용도 담겨있다.
또 2009년 6월17일 외교전문에도, 한국의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이 당초 중국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발하쉬 화력발전소 건설을 가져가게 됐다고 쓰면서, "CASH IS KING(현금이 왕이다)"라는 표현까지 써 있다.
한전 등 "2009년 당시는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사인한것"이에 대해 한전 등 관련업체에선 한마디로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물론 2009년 3월에 카자흐스탄쪽과 사업 협약서를 체결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당시에는 한국 컨소시엄이 발전소 건설사업에 우선사업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2009년 3월의 기본협약서는 사업을 추진한 카자흐스탄 국영기업과 국내 컨소시엄사이에서 체결된 것"이라며 "이번 대통령의 방문으로 정부 사이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자고 합의한 것도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도 "카자흐 화력발전소 사업 자체가 대규모 사업이다 보니, 여러 절차가 계속 진행중이었다"면서 "이번 IGA(Inter Government Agreement, 정부간 합의)는 기업간 협의해왔던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사업을 확정짓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입장에선 이번 미 외교문서 공개 등으로 자칫 청와대의 중앙아시아 자원외교 성과가 퇴색되지 않을까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