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들(Tears)' 140×500×70cm glass, water, table 2002 ⓒ Galerie Perrotin
김형순
그는 스스로 유리예술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작가라고 말한다. 그가 모든 유리를 다루는 건 아니다. 그는 수채화로 모든 작업을 시작하고 날마다 드로잉을 그린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를 잘 아는 이들은 이 작가를 영화제작자나 시인, 시나리오작가처럼 본다. 이번 전의 부제가 '아름다운 위안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인건 바로 그런 이유이리라.
물론 위에서 보듯 그의 작품을 잠시도 유리구슬과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눈물들'은 작가는 멕시코에 우연히 갔다가 본 그곳 유리공예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눈물을 참으로 독창적으로 표현했다. 눈물방울이 유리방울이 되어 우리의 아픈 마음을 깨끗이 닦아준다는 그런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이번 전 제목이 '마이 웨이'인 만큼 눈물어린 작가의 사연도 많이 녹아든 것 같다. 작가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하트, 별, 목걸이 등이 유리구슬에 들어 있다. 모래가 고열처리가 되어야 영롱한 유리가 되듯 우리네 삶도 아픔을 통해서 환희와 기쁨을 얻는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에로틱한 상상력을 유발하는 구멍 페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