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차 한 잔 값으로 가족 모두가 건강차를 만들면 한 달 이상도 마실 수 있다.
홍경석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부터 한 잔 찻잔에 만들어 붓는다. '만든다'니까 약간의 어폐가 있는데 그래서 서둘러 정정하자면 1회용 봉지커피를 물에 개어 마신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소위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시작하는 하루 일과는 통상 4~5잔의 커피를 소비하면서 막을 내린다.
사무실 근처엔 커피전문점이 퍽이나 많다. 그렇지만 한 잔에 보통 4~6천 원씩이나 하는 고가인지라 나와 같은 서민으로선 솔직히 그림의 떡일 따름이다. 하여간 우리나라의 커피시장은 올해만 무려 3조 691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는 가히 폭발적 시장의 팽창이라 하겠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제까지만 멀쩡했던 식당이 사라지고 오늘은 커피전문점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쉬 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커피전문점엔 각종의 커피와 더불어 기타의 먹을거리도 다양하게 판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밝혔듯 고가의 커피를 마시느니 그 돈이 있음 차라리 술을 마시겠노라는 게 이 편협한 사고의 술꾼 중늙은이 생각이다.
이같은 때문에 커피의 종류 또한 그동안 알 길이 막연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건 최근 일독한 책이 약간이나마 '커피의 세계'를 알게 해 준 때문이다. 주부 이지애가 짓고 미디어윌이 펴낸 <카페 엣 홈(Cafe at Home)>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집에서 쉽게 만드는 카페 음료와 브런치'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커피에도 사람이 십인십색인 것처럼 그렇게 다양함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예컨대 이따금 목이 마를 때 편의점에서 사 마시는 1,000 원짜리 아이스커피는 주로 '아메리카노'였다.
그렇지만 이 책을 펼치노라니 '에스프레소'와 '캐러멜 마키아토', 그리고 '그린티 카페라테' 등이 눈까지 현란하게 만들었다. 집에서 스스로 만들어 마시자고 강조하는 이 책은 아울러 비단 커피뿐만 아니라 우리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우리차와, 가을과 겨울철 먹을거리의 소개에도 게으름이 없다.
'유자차'와 '생강차', 그리고 '대추차'와 '단호박라테'의 조리법 소개가 바로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인기몰이 중인 막걸리로 만든다는 '막걸리에이드' 역시 누가 술꾼 아니랄까봐서 눈길은 물론이요 점잖지 못 하게 입맛까지 쩝쩝 다시게 하는 동인으로 다가왔다.
올 겨울에도 거실엔 연탄난로를 설치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 책을 다시 펼쳐 건강을 담보한다는 대추차와 생강차를 즐겨 만들어 마실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