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Yi 국제보도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영월군 학생체육관 내부. 마룻바닥을 칸막이로 구획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장호철
해마다 들르는 우리의 관람순서는 비슷하다. 영월읍내에 들어오자마자 만나는 영월군학생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POYi 국제보도사진전'부터 우리의 순례는 시작되었다. 예년과 달라진 것은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야 하는 것이었다. '작년에는 무료'였다고 하니까 친절한 근무자는 입장권은 다른 전시까지 볼 수 있다고 일러 주었다.
'입장권'이라고 하기에는 3천원은 소액이다. 그것도 사진제 전체 전시를 볼 수 있는, 놀이공원 등에서 쓰는 이른바 '자유 관람권'에 해당하는 입장권이다. 그것은 이 시골마을이 십 년째 어렵게 벌이는 사진축제에 대한 예의에는 걸맞지 않은 가격이다. '착한 가격'이 주는 기쁨만큼이나 민망함도 적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단돈 '3천원'으로 누리는 '호사'그뿐인가.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오는 관람객을 마음으로 맞이하고 그들의 관람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그 방문을 기꺼워하는 전시장 근무자들의 조심스러운 응대를 받는 것도 대도시의 전시장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호사다. 그것도 3천원으로 살 수 있는.
POYi(Pictures of the Year International)는 미주리 대학교의 미주리 저널리즘 스쿨이 주최하는, 세계 포토 저널리스트들에게 권위 있는 콘테스트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사진축제다. 전시회에서는 스포츠, 지역 이슈, 분쟁 및 전쟁, 일상, 글로벌 비전, 아이티 지진, 자연 현상, 뉴스, 걸프 만 기름 유출, 사람들, 올해의 포토 저널리스트 등 모두 1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158점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회가 외곽의 학생체육관에서 베풀어지는 것은 전체 전시 가운데 출품작들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인 듯했다. 사진박물관처럼 네 개의 벽면을 사용하는 전시장에 비기면 마룻바닥에 빨간색과 파란색 칠의 농구 코트가 그려져 있는 체육관을 칸막이로 구획한 이 전시장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