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소개하는 책들(왼쪽) 김종욱, (오른쪽) 이정웅의 저서. 대구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계속 발간되고 있다.
정만진
김종욱은 저서를 내면서 '잊혀지고 묻혀버린' <대구 이야기>라고 했다. 저자의 서문 제목도 '사라져 버린 대구의 옛 자취'이다. 그만큼 이 책은 시시콜콜하고 애잔한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러므로 대구를 처음 찾는 분이라 하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어릴적 친구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만나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된다.
이 책의 압권은 권말에 붙은 '잊혀지고 묻혀버린 풍물사'와 '대구 사람들의 멋과 풍류'이다. 내용의 한 토막만 소개하면, "거지왕 김춘삼이 대구역 인근 푸른다리 아래에 거주를 했는데, 철로 위에서 목숨을 걸고 벌이는 '기차놀이' 게임에서 본래의 두목인 '발가락'을 몰아내고 두목 자리에 올랐고, 김두한의 도움을 받아 '거지왕'에 등극하였으며, 조선대학교 메이퀸 출신 남윤자와 결혼하였다" 식이다. 이만 하면 책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소개로 충분할 듯하다.
따로국밥, 설렁탕, 추어탕, 불고기, 찜갈비, 냉면, 청요리, 다방 커피, 막걸리, 소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구의 오랜 맛', 종로, 진골목, 약전골목, 성밖골목, 남문 밖, 동성로, 서성로, 북성로, 태평로, 중앙로의 역사를 속살까지 보여주는 '대구의 거리 풍물', 서문시장, 교동시장, 칠성시장, 방천시장, 번개시장의 과거와 오늘을 세세히 알려주는 '대구의 시장 풍물'도 역시 재미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