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회장도 해외출장...조남호 신드롬인가"

[국감-환노위] 정동영 의원, 증인 불출석 질타... 특수고용노동자 문제 논란

등록 2011.09.20 14:22수정 2011.09.2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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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신 : 20일 오후 5시 20분]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 '해외출장' 이유로 불출석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이 해외지사 출장 일정으로 불출석한 가운데, 박 회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명자 재능교육 지부장, 유득규 학습지노조 사무처장). 이날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의 증인 출석을 무시하는 박 회장의 처사에 대해 "조남호 신드롬인가. 국회가 부르면 일단 해외로 튀는 것 같다"며 지적했다.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이 해외지사 출장 일정으로 불출석한 가운데, 박 회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명자 재능교육 지부장, 유득규 학습지노조 사무처장). 이날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의 증인 출석을 무시하는 박 회장의 처사에 대해 "조남호 신드롬인가. 국회가 부르면 일단 해외로 튀는 것 같다"며 지적했다. 유성호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명자 재능교육 지부장(오른쪽)이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게 재능교육의 부당해고에 대해 항의하자, 이 장관이 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명자 재능교육 지부장(오른쪽)이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게 재능교육의 부당해고에 대해 항의하자, 이 장관이 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유성호

"조남호 신드롬인가. 국회가 부르면 일단 해외로 튀는 것 같다.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 9월 9일에 증인 출석 요청했는데 15일 날 출장개요를 보내왔다. 그러면서 양병무 사장을 대리출석 시키겠다? 월급사장이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재능교육, 1400일 가까이 되는 분규현장이다. 박성훈 회장이 반드시 출석해야한다."

20일 오후, 증인 신문을 앞두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언성을 높였다. 이날 고용노동부 국감에서는 학습지 노동자, 퀵서비스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직접 출석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지만,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정 의원은 "박 회장이 22일 귀국하는데 마침 다음날인 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국감이 예정되어있다"면서 "23일에 반드시 출석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명자 재능교육 노조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1370일 동안 천막도 못 친 채 농성을 하고 있는 동안, '인간중심'이라는 경영이념을 갖고 있는 재능교육에서 한 짓은 조합원들이 살고 있는 집을 압류하고 살림살이를 압류하고 조합원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사회적으로 생매장 시킨 것"이라면서 "박 회장이 차후에 반드시 출석해서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정권 바뀌었다고 노조가 노조 아닌 걸로 되나"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유성호

이어진 증인 신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은 유득규 학습지노조 사무처장에게 "본인을 노동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한 뒤, "대법원에서는 두 번이나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득규 사무처장은 "2005년도 학습지 교사에 대해 그러한 판결이 있기는 했지만, 이후 2006년도부터는 저희와 유사한 직종들과 관련해 '계약형태와 상관없이 종속관계에 있으면 근로자'라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정선 의원은 "그러한 판결도 법에 의한 판결이지만,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린 것도 법에 의한 판결"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유 사무처장은 "ILO 권고사항에서도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는 내용이 있다"라고 답했다.

'노동자성' 인정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은 유명자 지부장을 향해 "사법부에서는 노동자성이 없다고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걸 깨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사법적 판단을 구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면서 "법률적으로 극복해야지, 주장하고 투쟁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유 지부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정 의원은 "그러면 민주당 의원님들이 발의하시죠, 뭐"라고 신문을 마쳤다.


그러자 정동영 의원이 "이 정권 들어와서 노동자성 인정받기가 어려워졌다, 노조조직률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고 말을 받았다. 정 의원은 "(학습지 교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게 2005년인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에도 서울지방노동청이 재능교육노조에 노조설립변경신고서 필증을 내줬다"면서 "2007년까지는 멀쩡했는데 정권 바뀌고 나서 조합원들을 전원 해고하고, 노조파괴를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노조였다가 노조 아닌 걸로 바뀌나"라면서 이채필 장관에게 "저를 비롯한 의원들이 특수고용자들의 노동자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냈는데, 고용노동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채필 장관은 "현재까지는 법리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1신 : 20일 오후 2시 20분]

정동영 "근로복지공단, 삼성과 한통속"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23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피해자가 처음으로 '산재'인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한 것을 지적하며 "삼성전자와 근로복지공단은 한통속이다"고 질타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23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피해자가 처음으로 '산재'인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한 것을 지적하며 "삼성전자와 근로복지공단은 한통속이다"고 질타하고 있다.유성호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7월 4일 오전 삼성전자 법무팀과 만나 서울행정법원의 삼성반도체 백혈병 첫 산재 인정 판결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오후 근로복지공단은 검찰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20일 정부과천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7월 4일 오전에 삼성 관계자 만나고 오후에 항소장 제출"

정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4일 근로복지공단의 삼성반도체 산재소송 수행자인 오아무개 차장과 변아무개 부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한아무개 상무, 김아무개 부장, 정아무개 차장 등의 핵심 인사들과 만났다.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정 의원은 "이처럼 이미 7월 4일날 삼성전자와 대책회의를 해서 항소이유서를 제출해놓고서 그로부터 사흘 후인 7월 7일 신영철 이사장은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족들을 만나 중대한 기만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백혈병 사망자 유족들이 제출한 녹음 파일을 근거로 "당시 신 이사장이 '항소여부는 열린 마음으로 검토할 것이다. 만약 항소를 하게 된다면 하기 전에 유족과 피해자 측에 항소한다는 사실과, 어떤 이유로 한다는 것을 사전에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면서 "왜 이렇게 국민을 기만하는 건가. 사과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정 의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7월 14일 오전에 삼성전자가 '삼상반도체 근무환경이 백혈병 발병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권오현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 사업장에 벤젠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는데, 이날 오후 1시 30분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에 항소장을 접수했다"면서 "삼성전자와 근로복지공단은 한통속"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해 종합국감에 삼성 측 관계자가 출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의 이러한 지적에 신영철 이사장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먼저 '대책회의'와 관련 신 이사장은 "당시 경기지역본부 부장과 소송 담당자가 삼성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자리에서 삼성 측에 '항소심에서는 보조참가자에서 빠져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것이 어떻게 대책회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유족들을 기만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항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검찰이기 때문에 본부차원에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검찰과 협의하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녹취록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동영 의원은 "녹음 파일 검증 소위를 열어서 만약에 신 이사장이 이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반도체 백혈명 사망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를 비롯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국감이 열리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대책을 촉구했다.
#국정감사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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