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앰뷸런스 서비스의 트라우마(Trauma) 디렉터인 피오나 무어(Fiona Moore)씨가 12일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남소연
피오나 무어(Fiona Moore) 런던 앰뷸런스 서비스 외상 국장의 말이다. 1890년대 말 시작된 런던 앰뷸런스 서비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런던을 동, 서, 남으로 나눠 관할하는 앰뷸런스 서비스에는 의사와 응급구조사, 상담원 등 총 5000여 명의 스태프가 일한다. 이곳 워털루로드에 위치한 본부에서 일하는 사람만 500여 명에 달한다.
콜센터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 얼마나 위급한 상태인지, 응급실로 보낼지 중증 외상 센터로 보낼지, 앰뷸런스를 보낼지 헬기를 보낼지 결정한다.
"우리는 앰뷸런스를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에 무척 엄격하다. 전화를 통해 환자의 부상 정도를 파악한 다음 출동하는 앰뷸런스의 75퍼센트 정도가 8분 이내에 도착한다. 아주 심각한 경우에는 지원 자동차와 앰뷸런스를 동시에 보낸다. 약간 경미한 경우에는 앰뷸런스만, 아주 경미한 경우에는 전화로 어드바이스한다." (피오나 무어)
응급 환자 때문에 헬기 띄울 수 있나... 그것도 공짜로?장거리에서 위급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헴(Helicopter Emergency Medical Service, HEMS)'이라 불리우는 헬기(에어 앰뷸런스)를 띄우기도 한다. 1989년 도입된 이 에어 앰뷸런스는 출동 콜을 받은 후 2~3분 이내에 이륙할 수 있으며 12분이면 관할구역 어디라도 도착할 수 있다. 초기에 말이 앰뷸런스를 끌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에어 앰뷸런스에는 조종사 2명과 응급구조사, 의사가 탑승한다.
에어 앰뷸런스는 오전 8시부터 해질 무렵까지만 운영한다. 날이 어두워지면 시야 확보가 어렵고 도로에 차량이 적어 앰뷸런스를 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1년간 에어 앰뷸런스에서 일한 적 있는 카림 브로히(Karim Brohi) 로열 런던 병원 교수는 "헬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아주 먼거리 혹은 최고의 응급 상황일 때만 헬기를 보낸다"고 밝혔다. 일반 앰뷸런스 차량도 약 45분이면 현장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 헬기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띄운다"는 것.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응급 전용 헬기 없이 소방청의 헬기를 이용해 왔으며 이륙까지 최대 3시간이 소요돼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도 "헬기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거점 병원 등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의 에어 앰뷸런스가 빛을 발하는 것도 중증 외상 센터 등 특성화된 병원 서비스가 갖춰져 있고 앰뷸런스 서비스가 적재적소에 환자를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앰뷸런스 서비스의 효과는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1998년에는 심장마비 환자의 4.8퍼센트가 목숨을 구한 반면 2010년 현재는 22.8퍼센트로 올라갔다. 심정지(Cardiac Arrest)의 경우 회생률은 8퍼센트에 달한다. 이러한 데이터 집계가 가능한 것도 런던 앰뷸런스 서비스가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