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출신으로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2년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장 출신 김규열(50)씨가 석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 언론매체의 보도와 관련 김 씨의 구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리핀 거주 교민 구정서씨는 "다소 이른 판단이다. 11월초 재판까지 가봐야 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구씨는 21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필리핀 현지 법원에서 재판이 계속해서 미루어져 왔는데, 지난달 14일 재판에서 무죄 가능성이 높아져 오는 11월 초 잡혀 있는 재판기일에서 석방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전에 보석 등으로 석방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구씨는 지난달 14일 재판에서 당초 "김규열 선장을 체포했던 경찰관이 불법적으로 체포한 사실과 함께 현재 김 선장이 받고 있는 '마약소지', '마약복용'과 관련한 혐의가 없다는 것을 판사가 사실상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김 선장을 체포한 경찰관에 대한 신문이 이루어진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선장을 체포한 경찰관이 김 선장이 체포 당시 머물던 '타사이' 지역이 아닌 거리상으로 상당히 먼 '퀘존' 지역 마약반 소속이었다는 것.
필리핀 현지에서는 지역경찰이 타 지역에서 범인을 검거하고자 할 때는 현지 경찰과 공조가 이루어져야하나 이같은 사실이 전혀 없이 타 지역의 경찰관이 김 선장을 체포한 것은 그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김 선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 '마약소지'의 경우 현장에서 마약을 압수한 후 비닐봉지 등에 압수시각을 비롯 관련사실을 적은 후 담당 경찰관이 사인을 하는 등 증거력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이같은 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마약복용'과 관련해서는 "김 선장이 체포된 후 일체의 마약반응 검사가 이루어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즉 마약사범으로 체포되었다면 모발반응검사나 소변검사를 실시하여야 함에도 체포 직후는 물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같은 마약반응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혐의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씨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나자 김 선장을 체포했던 경찰관은 "법관의 불법체포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대답을 못하면서도 시인한 것과 유사한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구정서씨는 이같은 정황을 들어 "김규열 선장의 무죄석방은 거의 확신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단시간에 보석 석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억울한 옥살이 김규열 석방될 가능성 높다'
<연합뉴스>는 20일자 기사를 통해 "여수시는 20일 여수출신으로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는 박혜옥(52)씨로부터 최근 김씨가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메일 연락을 김충석 여수시장이 받았다"면서 "지난 14일 열린 김씨 보석허가에 대한 재판에서 필리핀 현지 마약청 경찰들의 거짓 진술이 입증되고 검찰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며 속단할 것은 아니지만 김씨가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이어 다수의 매체들도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특히 박혜옥씨가 김충석 여수시장에게 보낸 메일 내용을 근거로 '통상 보석결정은 3주 정도 소요되지만 우리 측 변호사의 요청으로 일주일 안에 결정한다는 판사의 명령이 있었으며, 이에 대해 검찰도 이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조기석방 가능성을 보도했다.
김규열 선장 사건은 어떤 사건? |
김규열(52)씨는 지난 2009년 12월 17일 오후 3시께 필리핀 마닐라시 하이손 플라자내 '차오킹'식당 앞에서 필리핀 경찰 6명으로부터 마약사범으로 몰려 지금까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국민들의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김씨는 당시 편지글을 통해 "죄명이 마약운반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걸고 이같은 일은 범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바 있다. 당시 김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구명운동이 적극적으로 벌어졌었다.
또 이같은 사연은 정치권에도 알려져 여수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지난 3월 필리핀 방문 당시 김 선장을 직접 면회한 후 "실질적인 재외교민 보호가 방치되고 있다고 판단 되었다"면서 "영사관은 현지에서 명망있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위촉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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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억울한 옥살이' 김규열씨, 11월초 석방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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