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자료사진).
유성호
이 회장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MB정부의 핵심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게 접대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 회장은 "국무총리실이 SLS그룹 계열사의 일본 법인장에게 전화를 해서 '박영준 차장이 일본에 출장을 가니까 식사와 향응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저는 박영준씨를 잘 몰랐는데 계열사 사장들이 '현 정권 실세니까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일본 법인장이 도쿄 현지에서 수행하면서 밥사고 술 샀다"고 주장했다.
박영준 전 차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을 때 일본 도쿄 현지에서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재직했다.
- 국무총리실의 누가 일본 법인장에게 전화했나? "일본 법인장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다만 나에게는 '국무총리실'이라고만 했다."
- 누구한테 전화왔는지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국무총리실에서 이렇게 연락왔다'고만 보고했다."
- 접대에 들어간 비용은? "500만원 정도 된다."
- 당시 접대했다는 증거가 있나? "카드 영수증을 다 보관하고 있다."
- 그 이후에도 스폰은 계속 됐나? "그때 한 번뿐이었다. 저는 박영준 전 차관을 잘 모른다."
이 회장은 22일에도 "박영준씨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시절 총리실에서 연락이 와 '박 차장이 일본 출장을 가니 밥 사고 술 사고 접대하라'고 해서 일본법인에서 500만 원대의 술과 식사 등을 접대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영준 "이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일본서 접대받은 적 없어"하지만 박영준 전 차관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국철 회장은 나와 일면식도 없고 일본에서 접대받은 적도 없다"며 "국무총리실에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전화한 사람을 밝혀라"라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내가 국무차장 시절에 한일총리회담 등을 수행했는데 총리를 밀착해서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잠시도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내가 500만원어치의 접대를 받을 수 있었겠나?"라고 접대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박 전 차관은 "내가 민간기업에서 9년 동안 일해보니 대기업 해외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술먹고 (정부 인사 등) 다른 사람과 술을 먹었다고 본사에 영수증을 청구하는 경우를 봤다"며 "내가 (공직에 있을 때) 43개국을 돌아다녔는데 (해외에 만난 사람들에게) 고생한다며 다 밥을 샀다"고 강조했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이 악에 받쳐 아무나 끌고 들어가려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국무총리실에서 전화한 사람 등) 다 까보자"고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의 한 핵심측근도 "재보선도 얼마 안남았는데 박 전 차관 등 정권 인사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그런 점에서 빨리 검찰에서 수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오랫동안 보좌했다. 그는 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총괄팀장과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냈다. '왕차관'으로도 불렸던 그는 MB정권 핵심실세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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