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생, 왜 학교 정문 꼭대기에 올라갔나

오준규씨, 동맹휴업 성사·법인화법 폐기 요구하며 '고공농성'

등록 2011.09.22 14:23수정 2011.09.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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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22일 오전 4시께, 서울대의 상징인 '샤' 모양의 정문 위로 한 서울대생이 올랐다. 정문 꼭대기에 자리를 잡은 서울대 법대 4학년 오준규씨는 '법인화법 폐기'라고 세로로 크게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현수막 하단에는 '설립준비위 해체! 학생징계 철회!'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오준규씨는 법인화법 폐기,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 실천단 '우리가 모두 주인인 대학 만들기(우주인)'의 일원. 날이 밝자, '우주인'들은 등교하는 학우들을 향해 '강의실 변경 알림. 9월 28일 아크로. 법인화법 폐기를 위한 동맹휴업 함께해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곧, 노란색 에어매트와 빨간색 소방차량이 정문 아래 배치되었다. 경찰의 차량통제도 시작되었다.

학내 '회의론' 우려...28일 동맹휴업 성사 호소

오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것은 이날 저녁에 진행되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앞두고 동맹휴업 성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대 내부에서는 '법인화 폐기'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전학대회에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지난 전학대회가 결의했던 법인화법 폐기를 위한 동맹휴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 전학대회에서 동맹휴업안 폐기안이 선택될 여지가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전학대회에서는 동맹휴업과 관련해서 동맹휴업을 통한 '법인화법 폐기안'과 '학내의결권 쟁취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는 "날치기로 통과된 법인화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화법을 우회한 채 '학내의결권 쟁취'를 내건 요구안은, '법인화 인정'을 의미한다"면서 "('학내의결권 쟁취안'이 채택될 경우) 조금이라도 학우들의 권리를 얻어내고자 하는 선의와는 달리, 학생사회는 법인 서울대의 지배구조를 미화해주는 부속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씨는 "아직 늦지 않았다, 9월 이후 계획이 없는 탓에 9월 투쟁의 전망이 보이지 않으시는 것이라면, 9월 이후의 계획을 요구하고 스스로 제안하며 함께 계획을 만들어 가면 된다, 대중의 호응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지난 비상총회 때처럼 함께 총력으로 참여를 조직해 가고 있는 가를 반성하며 다시 함께 뛰면 된다"면서 동맹휴업 성사를 호소했다.


a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동료학생들이 고공농성장 아래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동료학생들이 고공농성장 아래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국립대 상징이었던 철탑, 법인화법 날치기 통과의 상징되다" 

이러한 목소리는 이날 오전 11시께 정문 앞에서 진행된 긴급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우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성용씨는 "2011년 1학기 때 비상총회를 통해 본부를 점거하고 설준위(설립준비위원회) 해체와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법인화법 폐기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부는 법인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해 내년이면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된다"고 전했다. 정씨는 "법인화법 폐기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28일 동맹휴업을 통해 더 많은 투쟁을 이끌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오준규 학우가 한 발 한 발 올라간 저 철탑은 더 이상 국립대의 상징이 아닌 법인화법 날치기 통과의 상징이 되었다"면서 "저 탑을 우리의 공간으로 만든 오준규 학우의 용기 있는 행동에 총학생회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이 오전부터 차량을 통제하면서 셔틀버스가 정문으로 통과하지 못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오준규씨는 학생과에게 "시내버스 포함, 모든 차량이 통과하는데 왜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나"라며 셔틀버스를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오씨의 '고공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a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법대 4학년 오준규씨가 22일 새벽 4시부터 관악구 서울대 철제 정문위에 올라가 "법인화법 폐기! 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중징계 철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서울대 #서울대 법인화 #법인화법 #동맹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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