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만들어 꾸민 상여
유경
아이들은 <현재의 나 알기>로 시작해 <미래의 나의 모습 떠올리기>, 그리고는 <죽어서 가는 길(상여스케치, 꼭두 제작, 상여 제작)>이 이어졌고, <나의 장례식인 입관의식> <기억의 함 속에 죽음의 세계를 색으로 표현하고 남기고 싶은 추억이나 물건 담기> <유언장 작성> < 지금, 여기에서 -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마음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것 표현하기>로 마무리를 하였다.
죽음이라는 주제 자체도 특별하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육 수요자'로서 그냥 단순히 수업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공공미술 참여자', 즉 '작가'의 한 사람으로 각자 자기 방식대로 표현을 했고 또한 그것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을 데리고 죽음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나 주위의 거부감은 없었을까. 교육을 맡아 진행한 것은 물론 이번 전시 기획의 총책임자인 유성이 큐레이터(서울닭문화관 기획관리팀장)는 "물론 처음에는 주변 어른들의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혹시라도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했다"며, "진행하다보니 오히려 아이들 스스로가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놀랍게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죽음을 대하는 장난꾸러기들의 태도는 어땠을까. 다시 유성이 큐레이터의 말. "프로그램이 장난스럽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도록 신경을 썼는데, 특히 입관의식을 할 때 차분하게 호기심과 진지함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