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학업포기 대학생 증언대회'에서 2학기 등록을 앞두고 고액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제적될 위기에 처한 한 학생이 자신의 형편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지난 22일, 동생과 같은 해에 대학에 입학했다는 한 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한 '학업포기 대학생 증언대회'에 참석한 이화여대 임아무개씨는 '증언'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코끝이 빨개져 있었습니다. 목이 메여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한 임씨는 발언 내내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3년 간 학교를 다니면서 2000만 원의 학자금 대출(4학기분)을 받았다는 그는 5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미 2년 반 동안 휴학을 한 임씨는 이번에도 학교에 돌아가지 못한다면 언제 복학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습니다. 이날 임씨를 비롯한 6명의 대학생들은 학교 당국과 교육과학기술부에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구제'를 요청했습니다(관련기사 :
마이크 잡자 눈물바다..."540만 원 없으면 쫓겨나요")
다음 날인 23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름도 직업도 밝히기를 꺼려한 이 독자는 임씨의 한 학기 등록금을 내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저는 부자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지만, 돈이 없어서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대에 전화를 해봤더니 오늘이 등록 마감일이라고 하더라"면서 "빨리 학생과 연락이 됐으면 한다"고 거듭 부탁했습니다.
한대련을 통해 알아낸 연락처로 임씨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임씨의 전화는 꺼져 있었습니다. 이대 총학생회를 통해 임씨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오후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독자 분은 혹시라도 등록 마감일을 넘길까 봐 급한 마음에 계속해서 전화를 해오고, 취재기자로서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전날 임씨의 오열하던 모습이 계속 떠올라 마음이 더욱더 불편했습니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오후 4시경, 김지영 이대 부총학생회장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연락은 됐는데 몸이 아프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일단 제적은 유보한 상태입니다. 다음 주까지도 시간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미친 등록금', 개인의 '선의'로 해결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