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예비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경청투어 여섯번째 순서로 '가계부 모임' 주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한편, 박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카페에서 '가계부 모임' 주부 10여 명을 만나 여섯 번째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모임에 참석한 주부들은 집값, 전세난, 출산, 재개발 등 자신이 겪은 '서울살이'를 박 예비후보에게 세세히 털어놨다.
마포구에 사는 한 주부는 "실제로 '몰락한 중산층'이 아닐지라도 상대적 박탈감이 요새 많이 든다, 지금 전세를 살고 있는데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월세를 살고 있는 한 주부도 "대한민국, 서울시민으로서 자부심이 아니라 기본권은 누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 달에 60~70만 원, 가장 비싸게 150만 원이나 하는 월세로는 주거가 안정적이지 않다, 박탈감이나 열패감을 덜 느끼며 살았음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는 한 주부는 "아이들이 이미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애초부터 버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이 자식 기르는데 돈이 많이 드니 자신은 자식을 안 낳겠다는 말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고물가에 대해 설명하는데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사람이 가장 싸다고 했다'고 학생이 답할 때면 아이들의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온다"며 "서울시장은 이런 아이들의 절망, 부모들의 절망을 잘 살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둘째를 낳아야 할까요?"라고 묻는 주부도 있었다. 그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니, 아이 없는 집과 지출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며 "우리가 둘째를 낳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주부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히 적어가며 자신의 생각과 위로를 전했다. 그는 "적어도 시민들이 안정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가 세금을 받아갔다면 의료·주택·보육 등에 대해서 투자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OECD 국가, 선진국이라면서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하지 못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아마 정치인, 행정가들이 (시민들의 삶에 대해)공감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영국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20%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역시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비율도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중요한 정책제안을 해주신 것"이라며 "행정이 늘 사회적 변화를 뒤따라가기 보다는 그를 예측하고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서로의 어려움을 알고 나면 (순서를) 기다릴 수 있다, 서울시 예산 집행에 대한 우선순위를 고민해달라"는 얘기에는 "이렇게 훌륭한 시민들이 계신데 서울시가 변화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예산을) 투입하는 게 공평함이라 생각한다"며 "(예산 집행에 대해)정확히 공개하고 함께 상의하는 것을 서울시 행정의 비전이자 원칙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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