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2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두물머리)에서는 4대강 사업 저지 천주교 연대(천주교 연대)와 팔당유기농지 보전을 위한 공동대책위(팔당공대위) 주최로 팔당 상수원 및 유기농지 보전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가 열렸다. 이날 미사에는 전국 집중 행사로 서울 및 제주 등 7개 대도시의 천주교 사제 및 신도, 시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천주교 연대는 작년 3월 2일 이후 생명의 강과 팔당 상수원, 유기농지 보전을 위해 26일 까지 587차례 기도를 했다. 이날 미사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기원의 강도는 달랐다. 경기도가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강 건너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일대에서 치러지는 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이후 공권력 투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유기농 올림픽 이후 공권력 투입?
세계유기농대회는 전 세계 110개국의 정부 관계자와 유기농업회원 단체 및 연구소 등 관계자 11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유기농은 생명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대회는 '유기농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유기농민들에게는 축제의 장이다.
팔당 유기농민들이 유기농 축제의 장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농지가 MB 정부가 강행하는 4대강 사업으로 빼앗겼기 때문이다. 또 그나마 남아 있는 농지 역시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팔당 유기농민들은 "올림픽을 하다면서 좋은 경기장을 파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26일 미사는 그래서 더욱 결연했다. 전국에서 모인 천주교 사제와 신도, 시민들은 뙤약볕 아래 3시간 가량 진행된 미사와 음악회에서 "여기 강을 닮은 사람이 있다"며 4대강 사업과 유기농지 철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이성효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국의 4대강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거대한 토건공사는 강변 옥토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을 쫓아내고 수천 년 동안 쌓여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무참히 파헤쳤다"며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팔당공대위 유영훈 위원장은 "얼마 남지 않은 유기 농지를 정부와 경기도가 공권력을 동원해 철거하려 한다"면서 "엊그제 팔당공대위 회원 한 명이 유기농지 철거 위협이 있는 가운데 겨울딸기를 심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딸기를 수확하고자 하는 농민의 심정으로 결사항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천주교 4대강저지위원회 김민석 신부는 성명서를 통해 "두물머리는 물신숭배와 개발독재, 그리고 생명파괴로부터 벗어나는 '상징의 땅'"이라 선언했다. 김 신부는 "(4대강 사업 때문에) 계절마다 울리는 생명의 소리가 사라졌다"면서 "토건 자본 세력에 의한 고통은 끝없이 이어졌고, 농민들의 상처는 점점 깊어져만 갔다"고 탄식했다.
그는 "두물머리 농민들이 (4대강 사업 추진 세력의) 협박과 회유, 가공할 공권력의 위협 속에서도 포지하지 않았다"면서 "내일 당장 철거될지도 모를 불안 속에서도 농민들은 딸기와 오이, 토마토 등 땅을 갈고 희망을 심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여기 강을 사랑하는 사람, 강에 살면서 강을 닮은 두물머리 농민들이 있다"며 "이제 우리가 농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고통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치유는 사라진 암흑의 시절, 이제 우리가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유기농민들과 함께 저항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팔당공대위는 두물머리대안연구단(연구단)을 결성해 4대강 사업 위락단지 대신 유기농 체험단지를 조성할 것을 지난 9월 21일 정부와 경기도에 제안했다. 팔당공대위와 연구단은 "하천 관리의 민관협력(거버넌스)이 구축되면 농민공동체에 의한 하천관리가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하천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영훈 팔당 공대위 위원장은 "앞으로 한 달 동안 팔당 유기농지 대안을 정부와 경기도가 수용할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도 올립니다.
2011.09.27 15:56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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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87번째... "그래도 딸기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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