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모(왼쪽)와 함석헌(오른쪽)
두레
그럼 류영모는 누구인가. 씨알 사상을 대중화시킨 평화주의자 함석헌의 스승이 류영모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석헌은 알아도 류영모는 잘 모른다. 그리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더욱 모른다. 헌데 그를 알고 따르는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말과 글로 우리 사상을 펼친 이가 다석 류영모라고.
사실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조선을 대표할 만한 사상가들이 있었다.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 등이다. 그러나 근현대에 들어와 철학을 하는 사람들 중에 우리 사상을 가진 이는 거의 없다. 앞서 말했듯 남의 사상을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말과 글로 우리만의 사상을 정립한 이는 더욱 그렇다. 허면 우리말로 우리 사상을 이야기한 사람이 없을까. 있다. 류영모다. 류달영은 류영모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사상의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온갖 사상의 수입국이었는데 이제 20세기에 다석 류영모가 나타나서 사상 수출국이 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그럴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류영모가 누구나 인정하는 사상가로서의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스페인은 세르반데스를, 이탈리아는 단테, 영국은 셰익스피어, 러시아는 톨스토이, 독일은 괴테 같은 이를 철학이나 사상의 간판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전 세계인이 알고 있고, 이들의 글들을 읽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류영모는 일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나 사상과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추앙받을 뿐 대중들은 잘 알지 못한다. 류영모가 우리말과 글로 우리 사상을 이야기한 사상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먼저 그의 사상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책들이 나와야 한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사상도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면 창고 속에 갇혀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씨알' '빛고을'이란 말 처음 쓴 사람..."'관존민비' 양반사상 버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