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야권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탈락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서울시민들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혁신과 통합'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 전 총리는 5일 <오마이뉴스>의 오마이TV에서 시작하는 정통 정치토크 프로그램 <이해찬의 정석정치> 첫회에서 "손학규 대표의 마음은 이해한다, 자당 후보가 졌으니까 대표로서 정치적 책임을 안 질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것보다 더 우선하는 것이 시장선거를 이기기 위해 (야권통합) 경선을 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민들에게는 그 경선의 시너지를 올리는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손학규 대표에 대한 당내 책임 문제는 야권이 힘을 합해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면서 "그렇게 해야 손 대표도 좋은 평가를 받고 대선에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또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 '이해찬식 해법'을 제시했다. 민주당에서 박원순 후보가 입당할 만한 환경, 즉 야권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한 설계도를 제시하고 당론으로 이를 채택한다면 박 후보도 후보 등록일(6~7일) 전에 민주당 입당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에서 이번 선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젊은 사람과 소통이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안철수나 박원순 같은 사람들에 대해 새로운 네티즌 세대가 크게 환영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서 경선에 참여한 모든 세력이 서울시정에 함께할 수 있도록, 이후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통합신당을 만들겠다, 민주당이 이런 자세로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렇게 하겠다, 박 후보도 우리와 함께하자' 이런 태도가 나오면 젊은 네티즌 등 비민주당이면서 박 변호사를 지지하는 세력이 (박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에 대해) 이해해줄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해찬 전 총리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승부처에 대한 심층분석을 하면서 "투표율이 55% 이상이면 박원순 후보가 이기고 50% 미만이면 나경원 후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1시간 30분에 걸친 <이해찬의 정석정치> 프로그램 중 손학규 대표 사의 문제와 박원순 변호사의 입당 문제에 대한 대담 대목이다.
<이해찬의 정석정치>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묻고 이해찬이 답하는 식으로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장윤선 시민정치팀장(정치2팀장)이 함께했다. 전체 프로그램은 오마이TV(5일 오전 11시부터 방송)와 팟캐스트(5일 오후중)에서도 볼 수 있다. <이해찬의 정석정치>는 격주로 진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주요 정치사안이 발생하면 '호외' 방송을 할 예정이다.
"시장선거 다 끝내놓고 당내 문제는 이후에 책임져야..."
오연호 : 민주당이 이번 경선에서 충격적 패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관건은 민주당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박원순 변호사를 밀어줄 것인가? 아니면 지난번에 유시민씨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졌듯 민주당이 미온적으로 할 것인가인데요. 경선 직후 손학규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는 등 민주당이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 처했는데 이 후폭풍을, 손학규 대표 사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해찬 : 자당의 후보가 졌기 때문에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박 후보와의 관계에서는 경선을 통해 전체 시너지를 올리려고 한 것 아닙니까? 거기에는 민노당(민주노동당)도 참여했고요. 민노당은 당선된다고 안 하면서도 전체 민주진영이 함께하는 차원에서 참여한 것 아닙니까? 전부 다 역량을 하나로 모으자고 참여한 것이죠. 그러니까 손학규 대표는 당내에서는 정치적 책임을 지지만 서울 시민들에게는 시너지를 올리는 책임을 져야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선거까지는 다 끝내놓고 그 다음에 당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므로 손학규 대표 사의는 받아들이면 안 되죠. 선거를 끝내야죠. 마음은 이해하죠. 왜냐면 자당 후보가 졌으니까 대표로서 정치적 책임을 안 질 수 없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 우선하는 것이 시장선거를 이기기 위해 경선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경선에 대한 책임을 져야되는 거죠.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윤선 : 박 변호사의 경우 민주당 입당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보면 입당할 것 같고, 저렇게 보면 안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박원순표 '같기도 정치'다(웃음) 라고 보는데요. 민주당 입장 문제를 박 후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해찬 : 박 후보가 어제 말한 것처럼 이번에 연합한 경선의 전체 후보가 된 거 아닙니까? 혼자 판단할 문제가 아니죠. 민주당 민노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시민단체 자기캠프 이렇게 공동으로 판단할 문제 아닙니까? 최종 등록 전까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등록이 며칠 안 남았죠? 7일이 등록마감이니까 최소한 6일 늦게까지 이제 결정해야겠죠. 지금 박 후보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 [이해찬의 정석정치①]손학규 지금 사퇴는 도리가 아니다 ⓒ 이종호
▲ [이해찬의 정석정치①]손학규 지금 사퇴는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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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
이 전 총리님한테도 상의를?
이해찬 : 네. 듣고 있습니다. 아주 어려운 판단이죠. 민주당으로 입당하면 민주당 자체는 기운이 나고 활동하기도 좋은데, 그 대신 비민주당적 지지자들은 "왜 경선후보 당선돼서 거길 가냐"고 할 것이고. 민주당 입당 안 하고 계속 가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 소속도 아닌데 왜 우리가 열심히 하냐", 말하자면 위의 지도자들은 연대를 하기 위해 결속하지만 하층 지지자들은 연대의식이 그렇지 않으니까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가 같이, 민주당이 가동도 되고 비민주당적인 태도를 가진, 아까 투표장에 자발적으로 나온 흐름도 끊어지지 않고 어떻게 이뤄낼 거냐, 그래서 정치가 어려운 거죠. 모순된 것을 하려니 어려운 거죠.
오연호 : 이 전 총리님이 박원순 변호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해찬: 어려운 건데…. 민주당에서 이번 선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가 그동안 시장후보를 올바로 만들지 못했던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젊은 사람과 소통이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안철수나 박원순 같은 사람들에 대해 새로운 네티즌 세대가 말하자면 크게 환영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서 박원순 경선에 참여한 모든 세력이 서울시정에 함께할 수 있도록 아주 대통합신당을 만들겠다, 민주당이 이런 자세로 하면 또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렇게 하겠다, 박 후보도 우리와 함께 하자' 이런 태도가 나오면 네티즌이 (박변호사의 민주당 입당에 대해) 이해해줄 것 아닙니까?
"민주당, 그리고 박원순 후보에게도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오연호 : 이 전 총리님이 상임대표로 계신 조직, '혁신과 통합'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상통하는 거죠?
이해찬 : 저희는 민주당, 그리고 박원순 후보에게도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하는 것이니까, 이번에 막 이렇게 유모차를 밀고 사람들이 나온 건 그만큼 절박한 것이니까, 말하자면 서울시장 선거도 절박하지만 또 내년 정권교체도 절박하니까 승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그냥 져도 좋다는 생각은 안 된다. 꼭 이기려면 두 가지를 다 실현해야 하니까 깊이 생각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박 후보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당에도 이야기를 하고. 이제 이걸 내일모레까지 해야 합니다. 이걸 함께 판단해야죠.
오연호 : 지금 그렇게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던 차에 오마이뉴스에 오셔서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하고 계시는군요(웃음). 요컨대 대통합신당,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사람이 다 모이는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게 사전에 민주당과 박 변호사측 사이에 공유가 된다면 7일 이전에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으로 입당해도 좋을 것이다?
이해찬 : 그걸 공식화해서 천명을 한다면, 그렇게 공식적으로, 말하자면 민주당에서 당론화 하면, 요번 전당대회에서 매듭을 짓겠다 하면, 그럼 박원순 변호사도 당선이 중요하니까 최종적으로 고심을 해야죠.
오연호 :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 입당 여부를 고민하는 것에 대한 이해찬식 해법, <이해찬의 정석정치>에서 오늘 굉장히 중요한 대목을 말씀하셨네요.
장윤선 : 그러니까 손학규 대표가 그냥 그만둘 게 아니라 이걸 정리를 좀 하셔야겠네요.
이해찬 : 그 일을 해 놓고, 선거를 치러놓고 그렇게 해야 시민들에 대한 도리인 거예요. 그래서 시장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그래야 그 공로로 이 다음에 대선에 나갈 수 있는 거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거죠.
오연호 : 지금 핸드폰에 손학규 대표 번호가 있으면 전화를 하셔야겠네요, 지금 안 하시더라도 이따 끝나고라도.(웃음)
이해찬 :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이시니까 (민주당 고문인) 한명숙 전 총리가 지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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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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