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10·26 재보선을 사흘 앞둔 23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야권 단일 서울시장 후보 지원론이 재차 대두됐다. 박 후보가 선거전 초반의 우세에서 막판으로 접어들며 박빙 양상으로 접어든 만큼 승기를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안 원장의 등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안 원장의 박 후보 구원 등판을 경계했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장인 정옥임 의원은 "안 원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박 후보와 진보세력들의 전술이 무섭다"며 "박 후보는 이쯤에서 안 교수를 놓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박원순 자신의 상품을 팔아 시장이 되겠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끝까지 '협찬 시장'이 되겠다고 하면 시민들은 박 후보를 절대로 협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말 한나라당이 안 원장의 등판을 두려워서 막으려고 하는 것일까? 어쩌면 자극해 등판하게 하려는 속셈은 아닐까? 뭔 뚱딴지 같은소리냐고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안 원장이 나오면 한나라당이 질 확률이 높은데 왜 등판하냐고 물을 것이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똑같은 패를 당해도 선발투수에게 완투패를 당하는 것과 마무리 투수를 등판하게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선발투수가 완투를 하면 그만큼 불펜은 소모가 안되서 다음 경기에 불펜이 강력해 질 수도 있지만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게 되면 그만큼 소모가 돼서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안 원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오지 않고 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온 상황에서 안철수라는 조커가 나오지 않고 지는 것은 한나라당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 놓았던 박 전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안 원장의 등판 후 패배는 박 전 대표에게 큰 타격이겠지만 한나라당으로는 안 원장만 없었다면 이겼을 것이라는 변명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권의 가장 좋은 시라니오는 안 원장의 등판 없이 승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안 원장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야권에게 생길지도 모르지만 안 원장이 대선을 생각한다면 적잖은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투표일까지는 2일 남았다. 언론에서는 빠르면 24일 늦어도 25일에는 안 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았다. 안 원장의 과연 등판할지 또 등판한다면 그것이 누구에게 이득일지 짧게는 26일, 멀게는 내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본안 블로그에 중복 게재 하였습니다
2011.10.24 09:24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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