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무산됐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여야 대치상황이 이어지던 이날 오후 7시 30분께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면서까지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ISD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맹렬한 저지에 부딪혔고 결국 전체회의를 열지 못했다.
남 위원장은 "ISD 관련 재재협상안 요구를 제외한 모든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김진표 원내대표가 서명까지 했는데 민주당은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건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국민에게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시켜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20여 대의 카메라와 150여 명에 달하는 취재진과 보좌진들이 뒤엉킨 현장은 매우 혼잡스러운 상황이었다.
남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협상을..."이라며 한·미 FTA 협상 자체가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시절 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려 했으나 야당 의원과 보좌진들의 함성에 파묻혀 버렸다. 남 위원장을 향해 사람들은 "쇼 하지 마라", "당신이 비겁하다, 왜 회의를 비공개로 하려고 하냐", "어디서 고인을 팔아 먹느냐"고 고함을 쳤다. 남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안 외통위 단독 상정이 실패했다"며 자리를 떴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강행처리를 시도한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이번 정권 들어 4번 날치기 했다, 이번이 5번째 날치기다, 날치기는 한나라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한미FTA는 애국이냐 매국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국민의 운명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ISD를 포함하는 한미FTA는 참여정부 때 한 게 맞다, 그때는 잘못된 판단을 했고, 한국인의 혼이 없는 통상관료들이 대통령과 여당을 속이고 협상을 했다, 늦더라도 고치는 게 맞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D 재협상을 왜 요구하지 못하는가"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국민들은 절대 ISD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로는 한미FTA를 막을 수 없다, 국민 여러분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1월 3일 국회를 에워싸달라"고 전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또한 "한미FTA가 처리되면 한국 농업은 살아남지 못한다"며 "강아지처럼 미국 꽁무니만 따라 다닐 필요 없다, 국민의 미래를 위해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가 산회됨에 따라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FTA 관련 여·야·정 합의문'이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 문제로 불발된 가운데,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위원장 남경필)는 31일 오후 6시 30분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현재 외통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 중이다. 오후 6시 30분 남경필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상태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위원장실에는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 20여 명이 대기 중이고, 위원장실과 외통위 회의실이 연결된 통로에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 20여 명이 서 있다. 취재진들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돼 있다. 외통위 회의장 밖에는 방송사 카메라 등 20여 대가 대기하고 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위원장실 문 앞에 경위들 10여 명이 들어왔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 갈 길을 확보하는 듯하다"며 "회의장 안에는 속기사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 박희태 국회의장을 만나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황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면담 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장도 국회 운영 원칙이 있고 국회법상 따라야 할 절차와 규정이 있기 때문에 만약 의장이 타협안을 내면 여당도 따르겠다"며 "하지만 야당도 여당이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 달라, 그러면 최선을 다해 따르겠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ISD 폐지에 대해 양국 협의를 시작하면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결론을 냈다"며 "하지만 오랫동안 여야가 논의해온 한미FTA의 비준을 다시 수개월 동안 연기할 만큼 명백한 국익 손실이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서 여당은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트위터] "이상득 형님께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
현재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국회 외통위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모여있다. 현장 혼잡을 막기 위해 취재진도 소수의 '풀(pool)단'을 구성해 취재에 돌입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현재 남경필 외통위원장실에서 외통위 전체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전체회의 개최를 저지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야당 의원들의 트위터를 보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 차례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각 당 의원들의 트위터를 통한 현장 중계를 모아봤다.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kanggigap)
"남경필 위원장 상임위장 진입시도! 야당의원들 합심하여 막고있음. 특히 여성의원들 잘 하심! 이상득 형님께서 상임위장 들어가. 위원장실에서 이상득 형님께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빨리 상임위장 들어가자고 독려 하였음. 너무 속이 보였음."
▲ 김진애 민주당 의원 (@jk_space)
"외통위 개의하겠다고 경위들과 밀려오는 한나라당 의원들! 이정희대표와 바로 옆에 같이 있급니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heenews)
질서유지권 발동. 정몽준 의원은 위원장실 밖으로 나감 "봐줘" 경위들로 가득. 위원장실 문앞. 답답. 한나라당의원들 저녁 드시다가 이상득 의원이 먼저 드시고 후다닥 일어나며 어서 가자 독려, 다른 의원들 다 먹지도 못하고 따라 일어났다고. |
[3신 : 31일 오후 4시 51분]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D에 대한 재논의 약속을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최종안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ISD 조항에 대한 재협상에 임한다고 하면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시 몸싸움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다음 달 3일 이후 비준안 처리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한편, 애초에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마련한 '한·미 FTA와 관련한 여야정 합의문' 가안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인을 한 것은 민주당의 협상 전략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 여당의 강행처리에 맞서 농업 등 피해 대책을 우선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국가 이익도 중요하지만 FTA로 인해서 피해 보는 분야인 농업과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 대책을 우리로서는 최대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가 10월 말 처리를 강조하고 있고, 한나라당의 원내 지도부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상황에서 피해대책 마련이라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신 : 31일 오후 4시 51분]
민주당, '한·미 FTA 여야정 합의문' 부결
시간 여 동안의 릴레이 의원총회를 연 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가 마련한 '한·미 FTA 여야정 합의문' 추인을 부결시켰다. 특히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와 관련한 합의에 대해 다수의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두 가지 안을 한나라당에 제안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ISD 관련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 FTA 비준안만 처리, 미국을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서 ISD 재협상에 임하겠다는 답변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민주당 측은 아시아개발은행이 창설협약을 맺을 당시 일부 조항은 유보하고 비준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일부 조항만을 빼고 비준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ISD를 빼고 비준 동의하면 자동적으로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ISD를 빼고 비준 동의가 이뤄질 경우 몸싸움은 하지 않고 찬반 토론해서 표결에 붙이는 데 동의하기로 했다"며 "만일, 민주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사항전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같은 안을 두고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민주당의 안은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한나라당이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후 민주당은 오후 5시께 다시 의총을 열어 한나라당의 입장을 확인 후 민주당의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야 5당 합동 의총은 연기됐다.
[1신 : 31일 오전 11시 34분]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한미FTA 합의문, 야권 내홍
31일 오전 정부·여당이 민주당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대 쟁점인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 관련해 협정 발효 후 3개월 이내 유지 여부를 협의하겠다는 내용의 절충안을 제안했다.
한미 FTA 여·야·정 협의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의 밤샘 협상을 통해 '한미FTA와 관련한 여·야·정 합의문'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ISD를 포함해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문제, 친환경 무상급식정책 안정성 확보 등과 관련해, 절충안을 제시했다.
절충안 제안에 대해 민주당은 오전 10시부터 진행되고 있는 의원총회와 오후 4시 야5당 공동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 농어업 피해보전대책 ▲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대책 ▲ 통상조약의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절차법) 수정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정 합의를 이뤄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회에서 충돌하게 되면 여야 양당이 모두 침몰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민주당, 피해보전 대책 등 합의... 한나라당 "야당 요구 99% 받았다"
이날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제안한 절충안에 따르면, 정부는 협정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ISD 유지 여부에 관하여 양국 간 협의를 시작하여 그로부터 1년 내에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국회는 정부의 보고 후 3개월 안에 정부의 협의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문제와 관련, 정부는 3개월 이내에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위원회에서 한국산 인정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여 1년 이내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의 안전성 확보는 민주당 안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한미FTA 여·야·정 협의체는 또한 합의문에서 농어업 피해보전대책과 관련해,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한 밭농업직불제와 수산직불제가 신설된다. 또한 농업용 용배수로 등 수리시설 확충 예산이 증액되고, 향후 10년간 축산발전기금 2조5000억 원이 조성된다.
협의체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대책과 관련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적합업종의 지정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심의·의결하고, 이미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진입한 대기업은 2년 이내에 사업을 중소기업에 이양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는 4000만 원이다.
협의체는 또한 통상절차법을 국회의원의 감시 기능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법 제4조에 '국회 교섭단체 간의 협의를 거쳐 국회의원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정부는 (정보의) 공개를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삽입된다.
이날 합의와 관련,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야당 입장 존중하면서도 정부가 갖고 있는 고충과 시정방향을 두고 조화롭게 협의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이끌어왔던 당의 입장을 기초로 해서 합의문 작성했다"며 "오직 국익만을 위한다는 정신으로 원만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더 이상 물리적 충돌 구태가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원하는 국민 염원이 합의문에 담겨있다"며 "정부여당은 야당 요구를 99% 받아들였다, 단 하나 재재협상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ISD 절충안 수용 불가 입장으로 기울어
반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피해보전 대책을 합의할 수는 있지만, ISD는 당장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입장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진표 원내대표가 이날 여야정 합의문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져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ISD 절충안을 포함해 한미FTA에 대해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으나,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최고위와 의원총회 추인을 전제로, 가안에 사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영표 대변인은 "ISD 포함한 독소조항에 대해 합의한 적 없다, 한나라당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가 서한을 교환하면서 만들어낸 안을 민주당에 제시한 것 뿐"이라며 "야5당 합의 속에서 합의안을 수용하는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미FTA 발효 후 3개월 내에 ISD 유지 여부를 협의할 거라면, (발효 전) 협의 못할 이유는 없다"며 "(ISD 조항을 폐기한) 미국-호주 FTA처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5당 공동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에 대한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과 진보정당 의원들의 강한 반대가 예상된다.
2011.10.31 11:34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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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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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민주당 비겁해"...정동영 "날치기는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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