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담당 선생님 모두를 평가하도록 돼있다
나이스 누리집 캡쳐
질문은 ▲ 담임 선생님이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지도를 하고 있는지 ▲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도한다고 생각하는지 ▲ 열정을 가지고 학급운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묻더군요.
아이의 담임선생님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정보는 대부분 아이에게 전해 들었던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상 학부모 평가라기보다 학생 평가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 어려운 것은 교과담당 선생님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 교과담당 선생님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지도에 임한다고 생각하는지 ▲ 교과와 관련해 자녀의 진로나 직업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지 ▲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는지 등이 평가 항목이었는데 사실 그 어떤 과목 선생님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부형들이 교과담당 선생님에 대해 이런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한 정보나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입니다. 학교운영위원이나, 학부모회 임원을 맡아 학교에 깊은 관심을 가진 부모님들이라면 수월하겠지만 먹고 살기 바쁜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런 평가를 할 만큼 학교와 교사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별로 다르지 않았고, 결국 중학교 2학년인 아이의 도움을 받아 교원 평가를 하게 됐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교사에 대한 '인기투표' 이상의 평가를 할 수 없겠더군요. 물론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라서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 이야기는 '아이들은 이미 학교에서 교원 평가를 했기 때문에 학생 평가와 학부모 평가를 따로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행히 설문지에는 '잘 모르겠다'는 선택지가 있어서 사실 그대로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난감한 것은 교장·교감선생님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질문에는 '교장선생님이 미래지향적인 학교 경영철학을 갖고 경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같은 문항이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미래지향적인 교육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추상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교장·교감 선생님을 평가하라는 것이 참 황당하더군요.
저는 학부모가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돼 있는 불필요한 교원평가를 강요하는 교육당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노력비용을 들였음에도 실효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교원평가라면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공유하기
NEIS 학부모 교원평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