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이 사라졌다?

'영일만신항' '포항영일만신항' 등 제각각 사용... 항만 경쟁력 약화

등록 2011.11.08 16:51수정 2011.11.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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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 10만TEU 달성 기념식 '영일만항'으로 표기돼야할 명칭이 공식행사에서 조차 '포항영일만항'으로 잘못 쓰여지고 있다.
영일만항 10만TEU 달성 기념식'영일만항'으로 표기돼야할 명칭이 공식행사에서 조차 '포항영일만항'으로 잘못 쓰여지고 있다. 포항시 제공

'영일만항'의 공식 명칭이 확정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정착되지 못해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 10월 개항 2년 만에 10만 TEU(20ft의 컨테이너 상자 1개를 나타내는 단위)를 달성하는 등 영일만항의 상표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항구의 명칭이 여러 가지로 다르게 불리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민뿐만 아니라 포항시청, 지역 유명인사, 일부 언론까지도 이미 고시된 '영일만항'을 외면하고 있어 공식 명칭에 대한 홍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사인 '포항영일신항만 주식회사'의 회사 이름이 명칭의 무질서한 사용에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어 '이번 기회에 회사명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2006년 고시한 '구항'과 '신항'의 명칭에 지역명을 포함한 '포항 구항'과 '포항 신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일만항에 대한 이와 같은 지적은 지난 10월 19일 '영일만항 10만 TEU 달성 기념식'이 발단이 됐다. 주최 측인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항만청, 포항영일신항만 주식회사가 공식 명칭인 '영일만항'을 사용하지 않고 '포항영일만항'을 썼던 것. 여기에 이날 한 유명 인사가 축사에서 '영일만신항'이란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병석 의원의 누리집 등에도 일부 언론에서 사용한 '포항 영일만신항'이란 그릇된 명칭이 그대로 인용되고 있다. 포항시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 부서는 시정을 알리는 공지사항에 '포항영일만신항','영일 신항만' 등 혼란을 일으키는 명칭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주체인 포항영일신항만 주식회사 역시 회사안내 책자에 '포항영일만항'을 사용하고 있다.

 포항항 항세도. 영일만항, 신항, 구항이 같은 항계선 내에 위치하고 있다.
포항항 항세도. 영일만항, 신항, 구항이 같은 항계선 내에 위치하고 있다.포항 지방해양항만청 제공

명칭의 혼란 때문에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출장 때문에 포항을 방문한 S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택시를 타고 신항을 가자고 했더니 어이없게 영일만항에 내려준 적이 있었다. 택시운전기사는 '영일만신항으로 불렸기 때문에 착각했다'고 말했다"며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야 시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직원 김대인(42)씨는 "구항, 신항이라고 부르면 다른 지역과 헷갈릴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일반 시민들도 포항신항, 포항구항이라고 부르고 있고 지역명을 함께 부르는 것이 포항시 홍보에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포항 지방해양항만청 배무열 과장은 "구항, 신항, 영일만항이 같은 항만 경계를 사용하고 있어 대외적으로는 세 곳을 합쳐 '포항항'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구항, 신항, 영일만항으로 나눠 놓은 것은 내부적으로 구분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2005년 5회에 걸친 설문조사와 포항시, 포항세관, 항만이용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명칭 변경 추진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영일만항'을 공식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고 고시했다"고 밝혔다.

포항영일신항만 주식회사 이준일 차장은 회사명 변경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 '회사명이 어렵고 헷갈린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명이 '영일만항' 명칭 사용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 영일만항보다 회사가 먼저 설립됐기 때문"이라며 "외국 관계자들의 불편을 없애고자 PICT(Pohang International Container Terminal)로 상표권 등록을 해놓은 상태다. 만약 회사명을 바꿔야 한다면 PICT로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북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북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영일만항 #포항시 #포항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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