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기오 시장의 어물전
조갑환
바기오는 한국사람들이 어학연수로 많이 찾는 도시다. 영어권인 나라 중에서 가장 가깝고 어학연수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바기오는 한국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도시인 듯했다. 이렇듯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학원이 많아 한국인 유학생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 바기오의 부동산 시세를 한국인이 올려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 아파트형태의 집을 얻으려면 월세 100만 원은 줘야 한단다. 필리핀도 물가가 많이 올라 은퇴 뒤 이곳에 이민와서 산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우리 교민 몇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그분들은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필리핀 사람들의 행동문화를 이해 못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말을 가장 많이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情)문화를 갖고 있다. 그래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을 꼭 서류로 작성해 놓지 않더라도 서로 간에 정으로써 이를 모두 해결한다. 그렇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계약문화'에 익숙하다. 무엇이든지 서류로 정확하게 작성해 놓지 않으면, 나중에 고발을 당하게 된다든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결국 현지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필리핀을 등지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은 현재 민주주의를 채택하고는 있지만 4대 가문이 대통령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고, 전 국민의 1%인 지주계급이 모든 농경지를 갖고 있는 봉건전제사회나 다름없다.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해방이 됐을 때, 필리핀도 함께 해방 됐다는데 우리는 정치적·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하고 경제 부흥을 이뤘지만, 필리핀은 당시의 정치·경제가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하다.
필리핀은 사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무척 가까운 나라다. 비행기로 4시간 남짓 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람들도 무척 순박했다. 말을 걸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대해 줬다. 필리핀에도 한류가 유행하고 있어 그들은 한국 연예인들도 많이 알고 있고, 한국인들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한국 정부가 필리핀과 외교관계를 좀 더 가까이 해서 필리핀의 경제개발에 참여한다면 필리핀에도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우리 젊은이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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