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그림 : 에코동 (http://ecodong.tistory.com)
에코동
지금 이 자리에서 모두가 편한 마음으로 일에 임할 때 성공할 확률이 높고, 만약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깊이 새겨볼 말씀입니다.
제 주변에도 수능시험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보다 더 가슴 졸이는 사람이 부모일 겁니다. 10년 전,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많이 낮게 나왔을 때 정작 제 자신에 대한 염려보다 걱정하실 부모님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자식이 잘 되기길 바라는 부모님들의 애절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법륜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본다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고득점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욕심은 반드시 괴로움을 가져옵니다. 법륜 스님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우리 아들 서울대학에 붙게 해주세요'하는 기도를 한다고 칩시다. 만약에 이 기도를 부처님이 들어줘야 한다면 부처님은 공부 못하는 우리 아들 부정입학 시켜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됩니다. 불교는 인연법입니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납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으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갈 수 있지, '부처님 우리 아들 서울대학에 보내주세요' 기도 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능에서 고득점을 얻으려고 할 때 부족한 성적을 기도로 메울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들 마음 속에는 늘 있습니다. 기도는 대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힘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법륜 스님은 기도에 대해서 늘 새롭게 제안해 왔습니다.
"모든 괴로움은 나의 무지 때문에 일어납니다. 눈을 안으로 돌리십시오. 그러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눈을 안으로 돌이키는 노력'이 바로 기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하는 분들에게, 그리고 기도에 대해 푸념하는 분들에게 '단지 기도할 뿐, 성취되고 안 되고는 그분께 맡기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기도할 때에는 '뭐 해주세요' 하는 내 욕심을 붙이면 안 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맑은 정신 밝은 눈으로 기도하면, 그 기도는 영험이 있습니다. 원의 성취가 더 쉽고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중략) 기도를 거지가 푼돈 구걸하듯 하지 마세요. 큰 원을 세우고 그 원이 성취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바람직한 기도입니다." - 법륜스님의 책 <기도> 본문 중에서"기도할 때 '뭐 해주세요'라고 욕심 붙이지 마세요"어찌보면 우리들에게 기도는 '욕심이 붙어있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대상이 부처님이든, 하느님이든 절대자에게 우리들이 부족한 것을 요구하는 게 그동안 우리들이 생각하는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법륜 스님은 '욕심'을 내려놓고 '다만 기도할 뿐' 정진하라고 합니다. "개인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행복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하는 기도는 반쪽 짜리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기도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두 성취되는 것"이라고 기도에 대해 안내합니다.
기도 열심히 한다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치에 맞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역할은 수험생 아이에게 편안한 마음을 제공해 주는 겁니다. 시험은 아이가 보는 것이지 부모가 보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너무 긴장하지 않고 잘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옆에서 믿어주는 것이지요.
"괜찮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잘 할거야. 노력한 만큼만 보고 오면 된다." 이렇게 믿어주는 마음이 수험생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편안한 마음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리고 법륜 스님이 말한 100% 소원 성취가 되는 기도를 한 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수능시험을 보는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법륜 스님이 들려준 발원문 전문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너무 큰 부담감을 주지는 않았는지 정말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