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의회 신고식 "시와 의회는 마차의 양 바퀴"

[현장] 예산안 제출... 시의원들, 부교육감 '불출석' 놓고 옥신각신

등록 2011.11.10 18:46수정 2011.11.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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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35회 정례회'에 참석해 2012년도 예산안 및 2011년도 추가경정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35회 정례회'에 참석해 2012년도 예산안 및 2011년도 추가경정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의회 신고식'은 '새로운 서울'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진행되었다.

10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개회식.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기간 오 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민주당 시의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박 시장을 맞았다.

오후 3시께, 2012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을 위해 시의회 본회의장 연단 위로 올라간 박 시장은 "존경하는 허광태 의장님"이라고 말하면서 뒤편에 앉아있는 허광태 의장을 올려다보며 인사했다.

이어 앞에 앉아있는 의원들을 향해 인사를 한 박 시장은 "시와 의회는 마차의 양 바퀴"라면서 "늘 함께 논의하고 협력함으로써 서울시민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며 '공조'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사람과 소통, 공동체의 새로운 청사진을 설계해 가기 위한 첫 번째 예산안을 편성했다"면서 내년도 예산안의 편성배경과 취지를 설명했다.

박 시장은 "사람 중심의 새로운 서울이라는 시민이 원하는 변화를 우리 모두가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원과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신임 시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박 시장은 "의원 여러분께서도 이번 10월 26일 재보궐 선거 현장에 계셔서 잘 아시겠지만,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셨을 것이다. 고단한 '현실'을 따뜻하고 희망찬 '미래'를 바꿔 달라는 시민들의 진심을 기억하실 것"이라면서 "저는 시민 여러분께서 원하는 그 간절한 뜻과 기대를 직접 현장에서 들으면서 '시민 편에 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장이 되겠다' 다짐과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희망 서울 정책자문위원회', 대규모 전시성 토건 사업을 재검토하는 '사업조정회의' 등을 통해 서울시의 나침반을 사람중심의 미래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시의회 예결산위원회 "전시·토목성 예산, 필요하다면 전액삭감"

이날 발표한 2012년도 예산안에서 박 시장은 복지, 안전, 일자리 중심의 예산 편성과 함께 오세훈 전임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이었던 한강예술섬(총 사업비 6735억 원), 서해뱃길(총 사업비 1757억 원), 동대문 디자인파크 플라자(총 사업비 4326억 원) 등의 사업 예산을 미반영하거나 삭감했다. 박 시장은 전문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조정회의'를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이 제출한 예산안은 시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친다. 지난해 시의회 예결산 위원회는 오 시장이 제출한 예산안에서 전시·토목성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은 예산안 집행 거부로 맞섰다.

이날 박준희 예결위원장은 "과거에 서울시가 무리하게 수요와 사업타당성을 예측해 한강르네상스, 서해뱃길사업 등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토목사업에 시의회에 권고를 무시하고 예산을 일방적으로 편성해 시민의 혈세가 낭비가 됐다"면서 "예결위원장으로서 2012년도에는 전시성, 토목성 예산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편성요청한 예산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 이대영 서울시 교육감 대행(부교육감)은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시의회가 이대영 부교육감의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곽 교육감과 오 시장이 나란히 앉아있던 자리에는 박 시장이 홀로 앉았다.

이대영 부교육감의 '불출석'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이의원들 사이에서 찬반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진화 한나라당 시의원이 "교육감이 나올 수 없으면 부교육감이 나와야 한다, 정당간 이견을 떠나서 인물론으로 평가되는 것은 교육을 정치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서윤기 민주당 시의원은 "교육청의 기관장은 엄연히 곽노현 교육감인데 법으로 보장된 기관장의 위치를 흔드는 일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했다"고 맞받았다. 이대영 부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 출신으로, 이주호 장관의 핵심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날 본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안이 통과되었다.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운임범위 조정에 대한 의견청취안'에 대해 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운송적자의 증가로 인해 시설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 시설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면서 일반요금을 150원 인상하고 아동과 청소년 요금은 동결하는 안을 채택했다.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77명 가운데 찬성 59명, 반대 5명, 기권 13명으로 해당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서울시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은 물가대책심의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35회 정례회'에 참석해 서울시의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35회 정례회'에 참석해 서울시의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박원순 #서울시의회 #서울시 예산안 #공공요금 #이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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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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