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권우성
박 "지금 한국정치는 마치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를 보는 것 같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선택해서 다음번 통치자와 인터액션을 하는 게 아니라 동굴의 우화처럼, 원래 이상한 사람을 마치 미남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정치에서 가장 좋은 통치자는 나와 닮은 사람이다. 나와 내 의사를 대표할 사람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정상적인 민주정치라면 정치과정에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가 미리 알려져야 한다. 그런데, 애매모호함의 정치가 지속되고 있다. 박근혜도 너무 좋은 말만 하고 있지 않나."
한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일반 사회영역과 정치영역으로 구분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혼재돼 있다. 정치영역에서 보면 모호하고, 동굴의 비유에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안철수의 잘못이 아니다. 그는 정치를 해본 일도 없고 정치영역에서 발언한 적도 없다. 다만 그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뿐이다. 또, 사회영역에서 보면 안철수가 주는 임팩트는 크다. 2030 세대와 소통하고 공감하고 위로하고 들어주고, 공익의 가치, 경제정의 등을 통해 기존의 지배엘리트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간형을 보여줬다. 사회영역에서 보면 그는 훌륭한 인물이다. 정치영역에서 평가할 기준이 없는 게 문제다."
박 "정치는 권력을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에 구체적이어야 하고 예측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안철수는 막연한 기대 위에 서 있다. 안철수가 정말 정치를 할 것이라면 그는 정치의 과정으로 들어와야 한다. 일단 내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출마해야 한다. 국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충분히 모니터해야 한다.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면, 당내 경선과 국회의원 경력, 세력도 규합해서 열정을 통한 팀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가 모호함의 정치로부터, 또 열망과 실망의 사이클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다. 사회적 차원에서의 신선함만으로 통치자를 만든다면 그것은 너무 위험하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나.박 "비서출신을 대통령에 앉히는 것은 좋지 않다. 안철수와 마찬가지로 문재인도 통치의 영역에서 시민들로부터 주권을 위임받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정치의 미덕이다. 애매한 상태에서 마땅한 대권후보가 없기 때문에, 어쩌면 유권자들이 안철수라는 인물을 찾아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대할인율이 너무 높다. 어떤 사람에 대한 기대를 했다가 금방 무너진다. 할인율이 너무 세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나. 한 "우선 박근혜의 복지담론이 민주당의 복지담론과 별 차이가 없다. 결국 누가 복지를 더 잘할 수 있느냐, 누가 더 능력이 있는가로 갈 수 있다."
박 "야권에 그 어떤 후보가 나서든 박근혜는 상수다. 가장 안정된 지지집단과 정치엘리트를 갖고 있다. 박근혜가 대선후보로 나선다면 복지담론의 전폭적 참여자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야가 모두 공급논쟁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이럴 때 야권은 과감하게 이슈를 대체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를 넘을 수 있다. 도저히 박근혜가 할 수 없는 갈등라인을 긋는 것이다. 그것은 노동문제다. 노동과 복지, 이것은 내년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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