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달력 속의 2012년 1월.
신조사
내친 김에 일본 달력 속의 휴일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우선 일본에서는 12월 29일부터 1월 3일까지 일년 중 가장 긴 연휴다. 일본 사람들의 설날인 셈이다. 학교, 도서관, 공공기관, 회사 등은 경우에 따라 이보다 앞뒤로 며칠 더 쉬는 곳도 있다. 그리고 1월 둘째주 월요일 성인의 날, 2월 11일 건국기념일, 3월 20일 춘분, 4월 29~30일 쇼와의 날 연휴, 5월 3일 헌법기념일, 4일 녹색의 날, 5일 어린이날, 7월 16일 바다의 날, 8월 15일을 전후하여 며칠동안 추석 연휴, 9월 17일 경로의 날, 22일 추분, 10월 8일 체육의 날, 11월 3일 문화의날, 23일 근로감사일, 12월 23~24일 '천황'탄생일 연휴 등이 있다.
또 일본 달력에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숙종 OO년, 태조 OO년 하는 식으로 일왕의 연호가 표기된다. 2012년은 일본에서는 '평성(平成, 헤이세이)24년'인데 이는 현재의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1989년 1월 125대 일왕에 올라, 그때를 헤이세이 1년으로 셈하니 2012년은 24년이 되는 것이다. 한국 사람이 헤이세이(平成)니 쇼와(昭和)니, 메이지(明治)니, 다이쇼(大正)니 이런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마는 일본에서는 아직도 쇼와 20년, 메이지 9년 하는 방식의 연호를 많이 쓰고 있다.
문득 일본에서 무슨 서류 기입할 때마다 쇼와, 헤이세이 OO년 방식으로 기입하도록 서류 양식이 정해져 있는데다 신문과 언론, 일반 서적에서도 흔하게 '메이지 OO년에 창업, 쇼와 OO년 출생, 헤이세이 OO년 사건 발생' 등으로 서술하고 있어, 그것을 일일이 셈해야 하는 불편함과 동시에, 그 연호 사용 방식에 울컥했던 것이 새삼 떠올랐다. 한일시민교류 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는 어느 한국 사람은 일본에 와서 서류에 연월일을 기록할 때면 일부러 쇼와니 헤이세이니 하는 단어에 볼펜으로 박박 줄을 긋고 그 옆에 'OOOO년 O월O일' 하는 식으로 적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