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교원 선정 규정이 규정이 학교현장에서 승진여부에 따라 교사유형을 가르며 다수의 교사들에 대해 교육적 열정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남호
K고교에서는 어느 해에 3학년 담임교사 전원이 유공교원제의 자기추천서를 써내는데 안 냈다가 교장에게 혼난 적이 있었다. 또 이 학교에서 A교사는 B교사보다 교직경력과 부장경력이 앞서는데 담임을 맡았다. B교사는 A교사와 개인적으로 우의가 두터운 후배교사였으며 그 해에 부장을 했다. 그런데 B교사가 A교사를 제치고 유공교원 점수를 받아 둘 사이의 우의는 완전히 종결되었다. 동일한 조건에서 교사능력을 가려내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한계 때문이며 역시 현 교장승진제도가 모순의 원인이다.
또 시교육청에서 유공관련 규정을 쥐락펴락 주무르고 있다. '3학년 담임교사: 교사정원의 10% 이내', '기타 교사: 교사정원의 20% 이내'에서와 같이 '이상' 혹은 '이내'로 고친다. 이것이 교사들간의 갈등 양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공교원제'는 한마디로 인천광역시 교육청이 교육현실을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교육계에 만연된 교장승진제도의 문제점을 시정하여 보다 선진화된 교육환경을 마련하려는 책무를 포기하고 단지 현 승진제도의 틀 안에서 어떻게 하면 승진열기에 길을 터줄 것인가 하는 것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현 교장승진제도는 전공 책 및 교재를 열심히 탐구하고 가르치는 교육자다운 교사를 배제하는데 문제가 있다. 선진국이면 행정보조원들이 할 업무처리를 많이 한 경력, 교장-교감이 평가하는 근무평정 점수, 짜깁기 현장연구 및 대학원 논문작성, 남발되는 각종 시범연구 학교 운영 가산점을 눈치껏 챙긴 교사들을 교장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제도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기존 승진제도는 교장 1인 지배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학교 분위기를 경직시켜 학생과 교사들의 원활한 의견표현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적 학교운영을 결정적으로 가로막게 하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는 교사들의 능력검증을 비켜감으로써 민주화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제도를 파기하고 교장을 전면 선출공모하자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금 전국에 걸쳐 적으나마 공모제 교장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폐단을 직시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교육청 장학사들은 지금부터라도 지역내에서 쌓아 놓은 인적 네트워크 등 기득권을 과단성있게 포기하고 선출공모제를 확대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함으로써 학생들의 잠재력을 계발시켜 주는 교사의 본질적 역할의 복원은 불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고3 담임을 맡는 교사들이 과연 유공교원 점수를 받으려고 하는가 하는 점이다. 교사들이 고3 담임을 기피하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담임배정은 불가피한 것이므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우선 입시결과를 잘 내야 하므로 고3 입시지도 경험을 지닌 교사들에게 부탁하고, 그 후에 양육하는 어린아이가 없는 교사, 마지막으로 중학교에서 전출 오는 교사들에게 당부하여 어렵사리 배정작업을 끝낸다. 여기서 승진점수를 받으려고 고3 담임을 희망하는 교사는 거의 없다. 본인도 지금껏 그런 교사를 본 적이 없다.
결국 고 3담임을 맡도록 하는 유도하는 기능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으므로 유공교원 가산점 제도는 승진대열에 있는 교사들을 배려하는 '그들만의 잔치'인 셈이다.
아래 사진은 교사들이 연말에 써 내는 근무평정 기초자료인 추천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