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학기말 '이론과 실제'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이 카페에 올린 수강 소감
정운현
한편, 일주일에 두 시간만으로는 학생들의 학구열을 채울 수가 없게 되자 학생들이 주도해 인터넷에 카페 '
세종대 회화과 이론과 실제'를 개설(2010.9.12)해 온-오프 병행수업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5명씩 총 7개조로 편성해 각 조마다 조장을 두고 수업준비와 정보교환 등을 자율적으로 하고 있는데, 주말이면 새벽까지 이곳에서 김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마치 동호인 모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이 카페는 참여 열기가 높은데 더 놀라운 것은 회화과 졸업생도 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현재 이 강좌는 온-오프라인에서 공개수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청강생 포함 카페 회원은 88명임)
이날 수업에 청강생으로 참석한 졸업생 최은혜씨(금년 2월 졸업)는 "평소 학과에서 토론수업이 부족해 작품 활동 등에 답답한 점이 많았는데 이 강좌를 통해 그런 점을 해소할 수 있어서 좋다"며 "2, 3학년 때부터 이런 수업을 들었더라면 미래의 작가로서 자질을 키우는 데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다른 두 과목에다 작품 활동은 물론 '이론과 실제'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김 교수 몸은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teaching is learning(가르침이 곧 배움이다)'이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공부가 많이 된다"며 흡족해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2010년 강의평가에서 5점 만점에 4.93점(교수 전체평균 4.23, 총 1855개 강좌 중 29위)을 받아 객관적으로도 이 강좌가 우수강좌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강좌를 개설한지 겨우 한 학기만에 뜻밖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 교수가 진행하는 '이론과 실제' 강좌는 현재 '무학점 강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강좌 수강생들은 수업을 들어도 정식으로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학교측에서 이 강좌를 폐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회화과에서 최고 인기강좌인 '이론과 실제'는 대체 어떤 연유로 폐강됐을까요?
김동우 교수는 지난 5월 2일 세종대 교수 및 직원 전체를 상대로 '세종대학교 구성원들에게'라는 장문의 이메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이 글에는 '이론과 실제' 강좌가 개설된 배경과 또 폐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이 소상히 언급돼 있습니다. 그 내용의 대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9년 2학기 들어 예체대 학장이 된 회화과 김종학(57) 교수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당시 김동우 교수가 맡아오던 1학년 (1·2반) 드로잉 수업 중 한 강좌를 시간강사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김 교수가 이를 거부하자 김 학장은 자신을 거쳐 교무처로 올라가는 회화과 강의시간표 결재 거부로 맞섰습니다. 그러던 중 그해 12월말 회화과의 한 동료교수의 중재로 김 교수는 1학년 1·2반(분반 수업)중 하나를 양보하였습니다. 그 대신 3, 4학년 대상으로 새 강좌를 하나 개설해 이를 김 교수가 맡기로 김 학장을 포함해 회화과 교수 전원이 합의하였습니다. 2010년 4월 14일 회화과 교수회의의 합의를 근거로 교무처에 '이론과 실제' 과목 개설 협조문을 올렸습니다. 이후 절차를 거쳐 정식결재를 받아 2010년 2학기부터 '이론과 실제'는 회화과 3, 4학년 대상 선택과목(2시간, 2학점)으로 개설되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대로 '이론과 실제'는 개설 후 회화과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학기 중인 2010년 10월 중순쯤 학과 교수회의에서 김종학 학장이 돌연 '이론과 실제'의 폐강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김 학장은 '이론과 실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다른 선택과목의 학생 수가 줄어들어 (타 과목으로의 학생 분산을 위해) 폐강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 학장은 지난 21, 22일 두 차례에 걸친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특정과목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3학년 전공 심화과정을 맡기에는 김 교수가 부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조각 전공인 김 교수가 회화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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