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 육성을 위해 박쥐 집을 만들어주자

전국최초 충남도와 자연보호충남협의회 보급에 나서

등록 2011.12.01 18:55수정 2011.12.0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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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성곡1리 폐광에서 발견된 '큰발윗수염박쥐'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성곡1리 폐광에서 발견된 '큰발윗수염박쥐' 김종술

사라지고 있는 박쥐에게 집을 만들어주는 사업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충청남도에서 최초로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청남도와 (사)자연보호충남협의회가 벌이는 '박쥐 서식 공간 보급사업'이 11월 29일 금산군 남이면 일원을 시작으로 충남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박쥐는 농약 사용, 환경오염, 농작물 다양성 결여, 주거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개체이다. 박쥐는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해충과 천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박쥐 개체수의 급감은 꽃매미 등 농작물 해충의 급증을 가져와 결국 인간에게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생물종 보전 방안의 일환으로 우선 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친환경농업지구 주변에 인공 박쥐집을 설치하여 박쥐의 서식공간을 만들어 주면 박쥐의 개체수가 증가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함은 물론, 농작물 해충의 구제와 농약 사용의 저감으로 친환경농업 육성에도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단체는 이와 더불어 해충의 주간 천적인 박새와 소쩍새 등의 새집 보급도 병행할 예정이다.

 금산군 남이면에 설치된 박쥐집
금산군 남이면에 설치된 박쥐집 김종술

현재 세계적으로 생물 다양성의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며 하루 평균 40~140여 종의 생물이 멸종하고 있다는 보고까지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만 하더라도 제비나 참새의 개체수가 10여 년 전보다 40% 이상 감소하였는데 이는 농약 살포의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약 사용의 증가는 해충뿐만 아니라 해충의 '생태적 제어 역할'을 하는 천적마저 사라지게 함으로써 결국은 해충 증가를 초래하고 농약 사용의 증가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지속하게 한다.

박쥐의 경우 최고 효율을 지닌 해충 구제 천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박쥐 복원에 따른 많은 경제적, 환경적인 효과가 실제로 입증되고 있다. 특히, 농작물 해충의 경우 대부분이 야행성이어서 박쥐는 야생곤충의 개체수 조절 역할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박쥐 1마리가 하루에 1000~3000여 마리의 모기를 먹음으로 모기 매개성 질병 발생억제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이다. 미국에서는 말라리아 구제를 위해 설치한 박쥐 집에 25만여 마리의 박쥐가 서식하면서 마리당 3000여 마리의 모기를 먹어치우는 사례가 발표된 바도 있다.


 자연보호충남협의회 회원들이 11월 29일 금산군 남이면  면사무소와 마을회관, 교량 밑 등에 협의회에서 제작한 박쥐집 20여 개를 설치했다.
자연보호충남협의회 회원들이 11월 29일 금산군 남이면 면사무소와 마을회관, 교량 밑 등에 협의회에서 제작한 박쥐집 20여 개를 설치했다. 김종술

박수현 협의회장은 "우리나라 농작물 재배면적은 2004년 194만ha에서 2008년 183만ha로 감소한 반면, 농약 출하량은 2004년 2만5323톤에서 2008년 2만5368톤으로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단위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전 세계 4위로 OECD 가입국 중 1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위기의 시기에 박쥐나 새 등 천적을 이용한 농해충 구제는 생물의 다양성 회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농약의 저감 효과를 가져와 친환경 농업의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자연보호협의회는 충청남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박쥐집 #친환경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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