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내려오는 길에서 순례자들의 발걸음도 만났다. 길을 가고 산을 넘어 티벳으로 가는 사람도 만났다. 흐르는 강물이 그들의 발걸음에 여운을 주는 것도 같다. 알려지지 않은 네팔에는 또 다른 왕이 있다. 무스탕이란 곳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네팔에는 대통령이 있고 실권을 가진 총리가 최대 권력을 갖고 있다. 무스탕으로 가는 여행자에게 말을 건넸고, 그에게 '지금 왕은 어떤가?' '그곳 사람들은 어떻데 지금의 정치 체제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물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지금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듣기에 꿈속에서나 보는 소설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무스탕의 지도자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독립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한다. 지켜볼 일이다. 아마도 그들의 독자적 삶의 구조가 그들에게 독립의 꿈을 심어준 것은 아닐까? 몽상 같은 사색을 해보았다. 큰사진보기 ▲각배니의 동자승들각배니의 동자승들, 그들의 빛나는 미소처럼 그들이 후일 인류에게 빛을 내는 승려가 되기를 기원해본다.김형효 현실이 그들의 독립을 용인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공식적으로 독립을 주장하거나 그런 기도를 할 경우 또 다른 살육전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오래전부터 독자성을 갖고 살아온 고대왕국 무스탕이 현대에 독립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요원한 일이다. 사실 네팔은 아직도 네팔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지 모르는 국민도 있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이 알면 놀랄 일이다. 기자는 한 달 전쯤 네팔문화예술인협회 초청으로 비락나가르라는 네팔 제2의 도시에 간 적이 있고 그곳에서 네팔예술인협회가 주관하고 네팔 문화부차관이 서명한 표창장을 받은 적이 있다.그날 밤 현직 문화부차관이 양주를 들고 숙소를 찾아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 그가 네팔의 지방을 다닌 이야기를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네팔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여전히 왕국으로 존재하는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길거리 사람도 아닌 현직 차관의 이야기니 못 믿을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들이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고대왕국과 같은 시절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또 많은 젊은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오가는 무스탕이고 보면 그저 막연한 몽상만 할 상황도 아니다. 왜 그들은 독립의 마음을 품었을까? 큰사진보기 ▲각배니의 여신각배니의 대형 수투파를 지나 민가가 모여있는 마을 입구에 흙으로 빚어진 각배니의 여신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모습으로 서 있다.김형효 큰사진보기 ▲각배니의 대형 수투파각배니 마을 입구에 대형 수투파가 이방인을 왜소하게 하고 있다.김형효 그들이 오가는 길의 숱한 사색도 그들의 독자적인 나라에 꿈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일까? 인간은 그 어느 순간 혹은 공간,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사실 인간은 하늘이 열리고 열린 길을 마다않고 질주하고 있다. 그것은 바다도 우주도 인간이 접한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다. 과연 그러한 추구한 인간을 얼마나 발전시키고 충만한 삶에 이르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사슬에 인간이 묶이는 꼴도 많이 보고 사는 것 또한 인간이다. 각배니에 저물 무렵 도착한 일행은 다시 각배니를 순시하듯 돌아보았다. 각배니에는 대형 사원이 하나 있다. 그 사원을 찾았다. 동자승들이 파안대소하며 즐겁게 크리켓을 즐기고 있었다. 동아시아권을 비롯한 미국 문화권에서 유행하는 야구 열기처럼 서남아시아에서는 크리켓이 인기를 끄는 운동 종목이다. 호주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영국 등지에서는 크리켓 열기가 대단하다. 그런데 깊은 산골 각배니의 사원 마당에서 동자승들이 즐기는 크리켓은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한 장면이었다. 그들의 웃음이 공기처럼 맑다. 그 맑은 영혼들이 추구할 영적인 것들은 또 얼마나 맑은 세상의 빛으로 태어날지 기대된다. 큰사진보기 ▲각배니의 남성상각배니 마을 중앙에 위치한 남성상이다. 흙으로 빚어진 남성상이 힘찬 기운의 각배니 사람들을 상징하는 것일까?김형효 각배니 마을을 들어서면 대형 수투파를 지나야 한다. 각배니는 튼실하게 지어놓은 '하나의 집' 같은 구조다. 스투파를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여성의 상징인 건강한 여성상이 흙으로 빚어져 마을 앞을 지키고 있다. 마을의 미로 같은 집들과 돌로 된 담장들 사이사이 서로 다른 집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대부분의 집의 1층에는 소나 닭, 염소를 키우는 공간이고 2층, 3층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아름다운 마을을 보는 순간마다 하나의 예술작품에서 보는 다양한 영적인 것들과 만난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느린 걸음으로 작품을 관람하듯 각배니 사람들의 삶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네 한 바퀴'를 두세 번 부를 수 있는 시간이 흘렀을까? 그때쯤 마을 중간이고 끝인 지점에 이른다. 그곳에는 현재의 무스탕과 옛 무스탕으로 이어지는 그리고 티벳으로 가는 길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이른다. 바로 아래 각배니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그 유유한 흐름처럼 길고 긴 외길이 강 양편으로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진다. 우리는 그곳에서 마을 이름 유래를 듣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각배니에 대한 이름 유래는 이미 앞서 알고 있었고 소개한 바 있다. ▲오래된 왕국의 중심이었던 각배니다. 성과 주름진 절벽이 조화를 이루어 멋을 내고 있다. 마치 하나의 성곽처럼 보인다.김형효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땅은 옛 무스탕이다. 옛 무스탕은 묵디낫에서 마르파까지 매우 넓은 지역이다. 관광객들이 매우 많이 찾는 안나푸르나 산행 길의 주요 길목이기도 하다. 티벳으로 가는 길, 지금의 무스탕으로 가는 길, 각배니 강물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조망대 같은 곳을 돌아서면 다시 마을 중심이다. 그곳에는 마니차가 길게 늘어져 있다. 바로 그곳에 강한 남성의 상징물이 원시적인 모습을 한 채 흙으로 빚어져 있다. 그 앞을 지나 작은 마을 놀이터를 지나면 곧 바로 여성의 상징물이 조성된 마을 입구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곁에 사원으로 가는 길이 여러 갈래 길 중 하나로 이어진다. 기자는 각배니의 조형과 마을을 둘러본 후 다음과 같이 느꼈다. 인간이 아무리 현대문명 속에서 살아도 너희들은 결국 고대로부터 흘러온 강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각배니에서 부는 바람도 강물도 우리에게 강하게 울부짖듯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갈 길은 미래일까? 과거일까? 돌고 돌아 제 자리 같은 인간의 삶이란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어쩌면 인간은 원을 추구하는 동물은 아닐까? 첨부파일 IMG_0439.jpg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첨부파일 IMG_0439.jpg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네팔 소수왕국 무스탕 #네팔 무스탕 #각배니, 티벳 #김형효 #네팔 김형효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형효 (tiger3029) 내방 구독하기 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이 기자의 최신기사 2024 국제미술교류전 '아시아의 꿈'을 개최하기까지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5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네팔 안의 소수왕국, 무스탕 독립은 가능할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국감 골프' 민형배 의원 고발당해…"청탁금지법 위반"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이준석의 폭로 "윤 대통령, 특정 시장 후보 공천 요구"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