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렁길을 가는 관광객을 실은 신광페리호가 돌산 신기항에서 금오도로 출발하고 있다.
심명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금오도로 떠나는 자전거 여행길. 아침부터 차디찬 바람이 불어댄다. 아마도 올 들어 남도에서 가장 추운 날씨가 찾아온 듯 싶다.
신기항에 도착했다. 여객선에 오르니 비렁길 등반을 떠나는 많은 사람과 차들이 여객선을 가득 메웠다. 비렁길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지는 무려 1년도 안 된다. 그런데 비렁길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금 이곳은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섬의 신비가 살아있는 금오도 비렁길을 오르는 경치도 장관이지만 산위에서 보는 바닷길의 매력은 또 다른 맛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남해바다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막혔던 숨도 확 트인다. 비렁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싶다.
"세상의 시름을 안고 있는자 비렁길로 오라. 절벽 널 바위 비렁길이 그대들을 품에 안아줄 것이니...."이뿐이 아니다. 금오도 비렁길에 버금가는 숨겨진 코스가 있다. 바로 자전거 라이딩 코스다. 자전거로 섬 구석구석을 직접 훑어보는 맛은 섬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금오도·안도간 자전거 여행길은 약 20km의 거리다.
항아리처럼 생긴 섬, 수항도를 지키고 사는 한 쌍의 노부부여천항에 내려 함구미-유송리-우학리로 향한다. 우학리로 가는 첫길에 유송리 대유마을에 도착한다. 대유마을은 가을, 겨울철 감성돔을 낚는 낚시꾼이 끊이질 않는다. 대물감성돔이 이곳에 틀어 박혀 낚시꾼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송리 바로 앞에는 수항도가 보인다. 섬의 이름이 물을 담는 항아리처럼 생겼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수항도에는 전기도 없다. 지금도 한 노부부가 외로이 섬을 지키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빗물을 받아 생활한다. 이들 부부는 면역이 생겨 괜챦지만 일반사람들이 가둬둔 물을 먹으면 바로 설사를 한단다. 또한 가스는 배로 실어 날라 선창에서 지게를 지고 배달해야 한다. 얼마 전 TV에도 나왔는데 꼭 한 번 이들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