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농장의 하루> 겉그림
채륜서
저자는 20여 년 전 어느 날 커피 한 잔을 마시고자 우연히 들른 한 커피 집에 걸려 있는 액자 속 하얀 커피 꽃에 매료되어 커피 공부를 시작한다. 커피를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갈증은 좋은 생두를 만나는 것. 그리하여 어느 날 무작정 필리핀으로 가서 터를 잡고 커피나무를 심는다.
이 책은 이런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커피 농장을 하면서 만났던 커피나무 한그루의 성장 과정과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송알송알 맺힌 작디작은 초록 열매들이 붉게 익어 정제 후 생두가 되기까지 그 과정과 커피나무 주변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글과 사진으로 엮었다.
심은 후 몇 년이 지나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과실수들처럼 커피나무도 금방 열매를 맺지 않는다. 싹을 틔운 지 5년이 지나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사람들에 의해 재배되는 커피나무와 달리 야생의 커피는 3년이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단다.
야생의 커피나무가 더 빨리 열매를 맺게 하는 방법도 있다. 오래된 야생 커피나무를 잘라낸 후 그 둥치(그루터기)에서 새가지가 나기를 기다리는 것. 이렇게 하면 1년 만에 열매를 얻을 수 있단다. 굵게 자란 야생커피나무 둥치의 뿌리는 많은 양분을 토양으로부터 빨아들여 새로 난 가지에 충분한 영양분을 주기 때문이란다.
커피나무와 함께 자라는 것은 바나나나무다. 커피나무는 적당한 그늘이 있어야 잘 자라는데 바나나나무의 넓은 잎사귀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지라 커피 농장에서는 바나나나무를 먼저 심고 그 옆에 커피나무를 심는다. 바나나 꽃은 붉은색, 가끔은 한 나무에 100개가 넘는 바나나가 열릴 때도 있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