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기득권 목매달면 총대선 승리없다
 민주당 심판론 두려우면 85년 민한당 꼴"

[인터뷰] 손학규 민주당 대표... "2012년 새로운 사회 여는 희망의 해 됐으면..."

등록 2011.12.18 10:38수정 2011.12.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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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손학규 민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통합이 안 되면 공천권은 확보할지 모르지만 민주당이 제대로 존립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껍데기만 남으면 1985년 민주한국당이 될지 모른다. 현명한 지역위원장들은 경선에서 못 이기면 어차피 선거에 나가도 진다고 생각해서 아예 공천 과정에서 이기자는 결의를 갖고 있다. 나도 이번 통합 과정에서 '내가 버릴 건 무엇인가' 생각했다. 통합이 안 되면 모든 것을 버린다, 통합을 베고 누워 죽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고단해보였다. 길고 긴 통합의 마라톤을 뛰고 났으니 안 지쳤다고 하면 그건 아마도 거짓말일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3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직후 줄곧 야권통합을 밀어왔다. 16일 그 결실을 맺었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함께하는 새로운 통합정당이 의결된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문을 연 손 대표는 이것을 끝으로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민주당 대표로서는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16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민주당 대표로서의 마지막 인터뷰인 셈이다.

 

그는 "지금 같은 SNS 시대에 민주당을 거부하는 젊은 세력들이 몰려올 것을 알면서도 알량한 기득권에 목매달고 있어 봤자 이걸로는 총·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며 "민주당 심판론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 경선할 때 당은 지구당을 통해서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투표 참여도 독려했지만 인터넷과 트위터로 투표를 독려한 젊은이들에게 미치지 못했다"며 "이제 우리도 그렇게 가보자, 국민들로부터 후보에 대한 심판을 받자"고 제안했다.

 

손 대표는 "12.11 전당대회 가처분 신청을 낸 사람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마음을 비우고 당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내년 총∙대선에서 어떤 길로 나가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이번 통합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점과 관련해서는 "모든 정치적 행위는 내 사리사욕에 집착하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통합 거부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를 생각하면 통합을 부정하고 방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직전 내가 70을 가졌고 상대가 30을 가졌더라도 나의 70을 내주고 30을 받는 자세로 통합에 임하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며 "그것이 진정한 김대중 정신"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역위원장 회의 2번, 중앙위원회 1번, 당무위원회 4번, 의원총회 3번을 거쳤다. 통합 관련 회의만 33시간 30분을 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설득하고 통합의 대의에 모두 공유했고 극소수만 마지막까지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에 의해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할 것"

 

- 이번 주말 통합 국면이 마무리 되면 대표직을 내려놓게 된다. 심경이 어떤가.

"그동안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10.3 전당대회에서 지역적 연고, 조직, 뿌리도 없는 나를 호남이 중심이 돼서 대표로 만든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이었다. 그 뒤 4.27 재보선에서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곳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처음 내가 당선됐다. 10.26 서울시장 선거는 지금 같은 전시행정∙건설 토목행정은 안 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해야 함을 보여준 선거였다.

 

반면 10.26 서울시장 선거의 단일화 경선에서는 민주당이 변화의 대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고는 12.11 전대를 맞았다. 변화를 원하는 민심의 흐름 속에서 통합이 이뤄져야 했고 지난 전대에서 투표자 중 88%가 통합을 찬성하는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이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제시한 것이다."

 

- 임기 중 복지 의제를 많이 제시했는데, 성과적으로 평가하나.

"금년 초, 3+1 복지 정책을 중심으로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시대의 화두로 내세웠고 이제는 전 국민적 과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도 우리가 3+1 복지 정책을 내놨을 때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했지만 결국 요즘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한 무상보육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큰 변화를 민주당이 선도했다. 지금 우리는 이번 통합을 통해서 87년 체제를 마감하고 2013년 체제로 나아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 단지 내년 총∙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 교체만을 위해서가 아닌 정권교체를 통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새로운 사회의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이다."

 

a  손학규 민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 이뤄놓은 성과가 많다고 생각하면, 대표직을 더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역사는 흐르고 변화한다. 통합해서 외연이 넓어진 더 큰 민주당에서는 새로운 체제로, 새로운 리더십에 의해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일부 언론은 통합과정이 여기까지 이른 데는 손학규의 뚝심이 많이 작용했다고 평가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리더십에 깊은 상처가 났다고 우려한다. 내∙외부의 평가가 조금씩 다른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통합은 손학규의 뚝심보다는 시대적 요구다. 이를 받아들인 당원들의 절실한 여망이었다. 내가 통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고 하는데 뭐가 무리인가.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를 받아들이고 추진하지 말라는 건가. 내년 4월, 총선 준비를 위해 최소한의 시간은 남겨두고 통합이 완성돼야 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지난 한 달 넘게 얼마나 많은 회의∙토론을 거쳤나.

 

지역위원장 회의 2번, 중앙위원회 1번, 당무위원회 4번, 의원총회 3번을 거쳤다. 통합 관련 회의만 33시간 30분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설득하고 통합의 대의에 모두 공유했다. 극소수만 마지막까지 반대했다. 통합 자체도 11월부터 한 게 아니다.

 

작년 10.3 전대 결의를 통해 3대 과제 중 하나가 통합이라고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그 뒤에 연대∙단일화 특별위 구성됐고 4.27 재보선이 지나면서 통합특별위원회로 명칭 바꿔서 본격적인 통합 작업을 했다. 서울시장 선거 자체가 통합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고 꾸준히 혁신과 통합, 한국노총과 협의했다. 통합은 결코 급작스럽게 별안간에 이뤄진 작업이 아니다."

 

"전대 폭력사태, 대단히 안타깝다... 이 또한 민주당 현 주소의 단면"

 

- 지난 11일 열린 전대가 폭력사태로 얼룩졌을 때 심경이 어땠나.

"대단히 아쉽고 안타깝다. 통합의 성과는 잊혀지고 얼룩진 폭력 사태만 국민들 머릿속에 남게 됐다. 그러나 이 또한 민주당 현 주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이래서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고,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며 통합이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줬다. 진통 속에서 통합을 이뤄냈고 그 속에서 구시대 잔재, 구시대 악습과 폐습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 단독전대파 핵심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통합과정 내내 손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 통합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게 전대에서 마지막 멘트였는데, 그가 왜 통합에 반대했다고 보나.

"모든 정치적 행위는 내 사리사욕에 집착하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고 당과 나라를 생각하면 제대로 된 길을 가게 된다. 무엇보다 국민을 보고 가면 정도로 가는 것이다. 국민이 민주당의 야권통합을 지지할 것인가 부정할 것인가, 통합을 거부할 때 국민의 뜻이 거기 함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된다. 구체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통합 거부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를 생각하면 통합을 부정하고 방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직전 내가 70을 가졌고 상대가 30을 가졌더라도 나의 70을 내주고 30을 받는 자세로 통합에 임하라고 유언하시지 않았나."

 

- 박 전 원내대표가 해당행위를 했다고 보나.

"거기에 대해 얘기할 바는 없다. 다만 통합 논의는 당헌이나 정당법 어떤 면에서도 법 절차를 어긴 것이 없고 당의 통합 방침을 제대로 수행했다. 만약 통합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대표, 최고위원들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몇몇 개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통합이 저지당하거나 부정당하는 것은 민주정당의 자세가 아니다."

 

- 민주당 일부 원외지역위원장들이 전당대회 무효를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했다. 만일 법적 문제로 비화된다면 통합은 어떻게 되는 건가.

"정당법과 당헌당규 절차에 따른 이번 전대는 합법적이라고 자신한다. 당헌의 해석은 당무위에서 한다는 규정에 따라 전대 날 당무위를 소집해서 당무위 의결로 유권해석을 받아 전대 의장이 통합 결의의 건을 통과∙선포했기 때문에 문제없다."

 

-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이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문제 없다고 보나.

"만일 전대가 무효로 되고 통합 합당이 무효화 되면 뭘 얻겠다는 건지 안타깝다. 가처분 신청을 낸 사람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마음을 비우고 당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과 함께 내년 총∙대선에서 어떤 길로 나가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다."

 

- 이분들의 핵심이 박 전 원내대표인데, 따로 만났을 때도 언쟁이 많았나.

"박 전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단독전대를 해야겠다는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단독전대를 통해 지도부가 구성되면 통합은 결국 지분 나누기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혁신적인 통합이 불가함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그것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밖에 수임기관 7명 중 2명 자리를 달라, 협상대표단에 2명을 넣어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는, 이렇게 하면 통합 전대에 협조하겠다는 뜻이겠거니 생각해서 다 받아줬다."

 

- 결과적으로 박 전 원내대표는 이번 야권통합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결국 전대 맨 마지막 발언이 '나는 이 통합에 반대한다'였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 전면등장, 변화 위해 몸부림치겠다는 것"

 

- 정장선∙장세환 의원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불출마의 이유가 각각 다르긴 하지만 결국 우리 정치에 대한 반성이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여망이다. 정치를 보는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두 분의 불출마가 다른 불출마 선언을 낳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할 것이다. 김부겸 의원의 대구 출마 선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 여당도 박근혜 비대위를 구성해 재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기 높다. 한나라당의 변화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나라당은 10.26 선거 패배 이후 진통을 겪은 후 재창당 수준의 자기혁신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을 자각했고, 그 결과가 박근혜 전 대표의 전면등장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던 간에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겠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못하면 한나라당은 다시 태어나려고 재창당하는데 민주당은 뭐하냐는 얘기 들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퇴락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제도적 혁신, 인적 혁신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 지난 10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때, 변화의 바람 오는데 안주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의 변화가 그 시대의 흐름을 읽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보나.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움직임인가.

"안철수 현상이 그 변화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치에 그대로 안주하면 국민들은 현 정치를 외면하고 새로운 정치를 찾을 것이다. 물이 흐르는데 커다란 공간이 생기면 그 쪽으로 물이 흐를 수밖에 없다. 그 물꼬를 트게 하는 게 우리로서는 통합과 자기혁신이다.

 

한국정치 역사상 지분나누기가 없는 통합을 우리가 처음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진보통합당도 지분나누기를 하지 않았나. 혁신과 통합 쪽을 거부하는 측에서 혁통이 무슨 실체가 있냐고 해도 우리는 김대중 정신을 따랐다. 통합정당 지도부 선출 룰에 대의원 30%가 반영됐는데 이것도 혁신과 통합 측과 거의 동수의 대의원이 들어가기로 했다.

 

실체도, 대의원도 없음에도 혁신과 통합을 인정하고 우리가 양보하고 들어갔다. 나머지 70%는 일반 국민이 포함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선거인단에 들어올지 모른다. 지금 같은 SNS 시대에 민주당을 거부하는 젊은 세력들이 몰려올 것을 알면서도 일단 해보자는 것이다. 알량한 기득권에 목매달고 있어봤자 이걸로는 총·대선 승리하지 못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 경선할 때 당은 지구당을 통해서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투표 참여도 독려했지만 인터넷과 트위터로 투표를 독려한 젊은이들에게 미치지 못했다. 이제 우리도 그렇게 가보자, 국민들로부터 후보에 대한 심판을 받자는 것이다."

 

- 통합 정당 전당대회가 다음 달 15로 예정돼 있는데 민주당 심판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4년 내내 준비한 지역위원장들이 억울해 하지 않겠나.

"그걸 감수하고 자기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전대에서 지역위원장 대다수가 통합에 찬성했다. 통합이 안 되면 공천권은 확보할지 모르지만 민주당이 제대로 존립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고 당의 껍데기만 남는 1985년 민주한국당이 될지 모른다. 때문에 대부분의 현명한 지역위원장들은 경선에서 못 이기면 어차피 선거에 나가도 진다고 생각해 공천 과정에서 이기자는 결의를 갖고 있다. 나도 이번 통합 과정에서 '내가 버릴 건 무엇이냐'를 내내 생각했다. 통합이 안 되면 모든 것을 버린다, 통합을 베고 누워 죽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 헌정질서를 유린한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12월 둘째 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전주와 동일한 28.7%, 민주당은 2.6%p 하락한 23.5%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현상, 어떻게 보나.

"한나라당의 30%에 달하는 '묻지마 지지층'은 매우 견고하다. 우리는 그동안 기본 지지층마저 빠져 나갔다가 작년 1년 동안 25%에서 30%의 안정적인 지지세를 확보했다. 얼마나 큰 변화냐. 그런데 10.26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민주당만으로 안 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동시에 민주당이 폭 넓게 시민사회 세력과 통합해 중간층도 끌고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의 현실과 미래 가능성을 둘 다 볼 수 있었고 때문에 선거를 마치고 곧장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 민주통합당은 정당혁신을 강조하는데 어떤 혁신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천 제도 개선으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정책, 사람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첫째다."

 

- 그렇게 하면 지지도가 많이 오를까.

"통합된 민주당의 지지도는 한나라당 지지도보다 높게 나온다. 통합하면 이긴다."

 

- 통합지도부 경선이 곧 시작될 텐데, 도로 민주당이나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어떤 인물들이 이 당의 간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국민들은 현명해서 어떤 사람이 혁신과 변화를 대변할지를 볼 것이다. 또 그것은 결국 당심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물론 민주당에 친노 몇 사람 가져다 붙인 것 아니냐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1년 동안 콘텐츠를 바꾸려 노력했고 공천에서부터 2040 세대 영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보편적 복지 프로그램을 구체화 시키고 이 과정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하면 된다. 민주당이 PK-친노 세력과 결합해서 몇 표 얻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통합 형식이 지분 할당이 아니고 공천도 국민 참여경선을 하겠다는 변화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시대의 어려움,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와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안철수 교수가 정치에 참여할 거면 통합 야당과 함께하길 희망"

 

a  손학규 민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 ⓒ 남소연

- 내년 총선, 분당은 어떻게 되는 건가.

"작년에 춘천에서 나올 때부터 내가 내 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이 요구하는 바대로, 국민이 나를 쓰고자 하는대로 쓰인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총·대선 때 또 봐야지."

 

- 민주통합당 내부의 복잡한 역학관계로 미뤄볼 때 손 대표에게 유리한 지형은 아니라는 진단이 있다. 친노진영이나 구민주계가 지지하고 밀어줄 것이라고 보나.

"세력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 국민·당원들이 세력 정치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국민의 삶과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능력과 방향을 자질로 볼 것이다."

 

-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손 대표는 3.1%로 유시민 대표와 공동 5위를 했다. 현재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 대선에서 이들과 무엇으로 경쟁할 생각인가.

"안철수 교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수요는 그들의 마음을 정치권이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것의 반증이다. 어떤 경위든지 간에 저런 사람이면 괜찮겠다는 이미지가 심어졌으니 이미 안철수 교수는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안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시장만능주의 경제·사회 정책을 거부하고 사람 중심, 청년 일자리, 젊은이들 미래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우리와 한 배를 탈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본다. 안 교수가 정치에 참여할 것이면 통합 야당과 함께하길 희망한다, 안 교수가 동의하면 안 교수의 능력과 경륜, 지혜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마당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안철수가 남북관계나 외교안보 분야에서 정치적으로 평가받은 게 없다,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를 직접 할 것인가 안 할 것이냐는 본인이 사정과 여건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다."

 

- 진보통합당과의 통합은 진행될 수 있다고 보나.

"처음엔 진보정당과의 통합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반기 들어와서 한진중공업, 홍익대 청소노동자, 4대강 문제에 같이 대응했다. 또, 국민참여당이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것이 뭐가 있나. 때문에 다 같이 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일단 우리 통합당은 한국노총도 참여하고 민주노총 세력도 참여하고 진보통합시민회의도 함께 하는 등 진보적이면서 중도층을 아우르는 정당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진보통합당과 따로 총선을 치르면 3분 구도가 되는 것인가.

"3분 구도가 될지 1대 1 구도가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이제 1대 1 구도를 만들 때 지분 분할은 어려울 것이다. 지금 야권 통합을 하면서 지분 안배를 하지 않는다는 게 공천의 원칙이다. 공천도 국민참여경선을 할 예정이고 지도부 구성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식의 안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당원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겠나."

 

- 페이퍼 정당이나 선거연합 정당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정치를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2012년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통합이 국민들에게 싸움판의 이미지 잔상만 남은 것이 안타깝지만 이는 통합의 대가였다. 통합 야당이 새로운 사회를 열어나가는 바탕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민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안철수 현상 자체가 2040세대의 좌절과 분노의 반증이다.

 

우리가 젊은이들과 어려운 삶을 사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세계화, 개방화, 자유화로 인해 국민이 분열되고 어려운 사람의 소외가 커지는 사회를 마감하고 이제는 통합과 화합하는 사회, 어려운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2012년이 됐으면 좋겠다. 그 길을 향해 가겠다."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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