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인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과학자 숲'

[서평] 동서양 과학자들을 아우른 <인물과학사>

등록 2011.12.20 14:57수정 2011.12.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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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남기는 이름에는 참 영예로운 이름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름도 있습니다.

두 권으로 출판한 <인물과학사>는 과학 분야에서 영예롭게 이름을 남긴 사람들을 간략하게나마 집대성해 놓은 인물과학사 파노라마입니다.


한국의 프로이트 최지몽부터 과학대중화운동 김용관까지

'한국의 프로이트 최지몽부터 과학대중화운동 김용관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1권에서는 한국 과학기술자 92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영실, 허준, 세종, 최무선, 우장춘, 정약용 처럼 교과서 등에 실려 널리 알려진 인물은 물론 조금은 생소한 인물까지 92인의 업적과 시대적 상황 등을 요점정리를 하듯 정리해 놓았습니다,

a  <인물 과학사 1> 표지

<인물 과학사 1> 표지 ⓒ 책과 함께

책은 이래서 좋습니다. 직접 만날 수 없는 인물을 만날 수 있고, 직접 가볼 수 없는 곳을 둘러볼 수 있게 해주고, 이미 수백 년이 지간 시대의 생활과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주어서 좋습니다.

어린 시절을 보낸 산촌 고향, 이맘때가 되면 어른들이 동네 사랑방에 모여 누구는 운수 대통이고, 누구는 무슨 달에 뭐를 조심을 해야겠다며 말하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점을 치는 것도 아닌데 어떠니 저떠니 하며 한 해의 운수를 점치는 것을 듣곤 했었는데 그게 바로 토정 이지함이 남긴 토정비결이었습니다. 


전체 6912개의 글귀를 분석해보면 길운(吉運)을 예언하는 내용이 3318개,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예언이 1587개, 그리고 나쁜 예언이 2017개로 되어 있다. 거의 7000개 가운데 2000개만이 나쁜 예언이라니 얼마나 편파적인 예언서인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토정비결>을 본 사람은 거의가 자기의 한 해 운수가 대체로 좋다는 인상을 받고 기분 좋아하게 마련인 건이다. 이지함은 이런 통계적인 수단을 동원해서 '아주 잘 맞는 예언서'를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 <인물과학사 1> 447쪽


그런데 <인물과학사>를 읽고 보니 토정비결에서 운수가 나쁘게 나올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토정비결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할 확률이 70%나 됩니다.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부터 중국 로켓공학자 첸쉐썬까지 

<인물과학사> 1권이 역대의 한국인 92인을 소개하고 반면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부터 중국 로켓 공학자 첸쉐썬까지'라는 부제를 들고 있는 <인물과학사> 2권은 세계 과학기술자 63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권에서 역시 니콜라스 쿠페니쿠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리스터텔레스, 아이작 뉴턴 처럼 교과서 등에서 배워 익히 잘 알고 있는 인물부터 조금은 생소한 고학기술자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습니다.

a  <인물 과학사 2> 표지

<인물 과학사 2> 표지 ⓒ 책과 함께

1874년 니시 아마네는 <명륙잡지(明六雜誌)>에 연재하던 자신의 <지설(知說)>이란 글에서 "이른바 과학…"이라면서 처음으로 이 말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것도 이 글에서는 단 한 번 사용한 단어였다.

그 뜻도 '전문화되는 각 분과(分科)의 학문[學]'이란 정도의 뜻을 만들어 썼던 단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과학'이라는 단어는 그 후 니시 아마네 자신도 계속 사용했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되었다. - <인물과학사 2> 294쪽

아주 사소한 듯하지만 오늘날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는 '과학'이라는 단어는 일본의 니시 아마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으며 '기술, 예술, 철학'이라는 용어 역시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뭉뚱그리지 않고 천문학, 역법과 지리학, 의학, 기술·발명, 농학과 동물학, 수학, 자연과학, 물리·화학, 과학행정 등 분야별로 소개되고 있어 관련 분야를 바라보는 이해의 폭도 넓혀줍니다.

<인물과학사>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인류에 직·간접적으로 커다랗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동서양 과학자들을 아우르고 있는 인물의 숲입니다. 과학기술자들로 이루어진 인물의 숲길에서 다양한 과학자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물과학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과학기술자들이 뿜어내는 산소 같은 지식과 피톤치드 같은 상식이 안개처럼 쏟아지는 숲을 인물과학자들과 함께 산책하는 독서의 시간, 산책의 숲길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인물과학사>|지은이 박성래 | 펴낸곳 도서출판 책과함께 | 2011.11.30 | 1권 23,000원 2권 20,000원


덧붙이는 글 <인물과학사>|지은이 박성래 | 펴낸곳 도서출판 책과함께 | 2011.11.30 | 1권 23,000원 2권 20,000원

인물 과학사 세트 - 전2권 - 한국의 과학자들 + 세계의 과학자들

박성래 지음,
책과함께, 2011


#인물과학사 #박성래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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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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