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방 이전하자는데 '지방대학 빼가기'?

[현장] "인천시-고양시, 충남권 대학 빼가기 중단해야"

등록 2011.12.27 16:07수정 2011.12.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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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운대와 중부대 수도권 이전을 반대하는 충남 홍성군민과 금산군민 200 여명이 27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청운대와 중부대 수도권 이전을 반대하는 충남 홍성군민과 금산군민 200 여명이 27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심규상

'대학교 도둑맞는 충청도는 멍청도냐?'
'돈 퍼서 지방대학 유치하면 행복한가?'
'290만 인천시가 8만 8000명 홍성군 4년제 대학 빼가기 웬 말이냐'

27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민과 금산군민 200여 명이 충남도청 정문 앞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지방대학 수도권 이전 반대' 취지의 피켓을 흔들었다.

충남 홍성에는 청운대가 있다. 금산에는 중부대(금산군 추부면)가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청운대 9개 학과 2000명(현 26개 학과)을 인천으로 이전시키려고 꾀하고 있다. 경기도 또한 중부대 57개 학과 중 24개 학과(3500명)를 고양시로 유치하는 일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지방에 있는 대학을 수도권으로 이전시켜 주변 상권을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상의 예외규정'을, 경기도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을 이용해 이들 대학을 끌어 들이려 하고 있다. 경기도는 중부대 학생 4000명이 이전할 경우 연간 1500억 원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고, 인천시 또한 청운대가 이전할 경우 경기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청운대와 중부대 수도권 이전을 반대하는 충남 홍성군민과 금산군민 200 여명이 27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청운대와 중부대 수도권 이전을 반대하는 충남 홍성군민과 금산군민 200 여명이 27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심규상

이에 대해 홍성군민과 금산 군민들은 "지방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할 경우 해당 지역은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겪게 되고 인구감소, 경기침체 등 심한 몸살을 앓게 된다"며 "수도권이 살자고 지방을 죽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와 경기도 고양 지역이 청운대 중부대 유치로 거두는 경제효과 만큼 홍성과 금산은 그만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홍성과 금산에게 이는 치명적으로 날벼락이요, 재앙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욱 중부대이전반대대책위원장은 "안희정 도지사는 수도권 지자체들의 지방대학 이전시도를 원천 봉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두원 홍성군의회 청운대 이전반대 특위위원장도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 장들은 비수도권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 시도를 중단하고 거시적인 수도권 및 비수도권 상생발전과 지방대학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청운대 및 중부대의 이전과 관련된 법률을 검토해 기관소송 여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홍성군민 들은 청운대의 일부학과 이전을 막기 위해 이달 초 인천시청과 정부종합청사 등에서 항의집회를 갖기도 했다.
#청운대 #중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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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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