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 구연을 하는 김봉근, 백정현 부부. 동화구연도 즐겁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드문 요즘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동화구연은 오래도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김수현
"은퇴를 하고 나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요. 사람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지않으면 금방 늙는 것 같아요. 나는 어린아이들하고 이야기를 나누잖아요. 그러니 젊어지는 건 당연하죠. 아이들에게 봉사를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내가 더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어요. 젊어지고 행복해지는 이 기분은 해보지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라고 말하는 김봉근씨. 김씨는 남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보다 많은 아빠,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길.
아내 잃고난 뒤, 봉사기쁨 깨닫다... 재즈 피아니스트 안병주씨
그룹 '서울패밀리'를 기억하는가. '서울패밀리' 세션을 맡았던 재즈피아니스트 안병주씨. 서울토박이였던 그가 전주에 살게 된 까닭은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 고 최난희씨는 2002년,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아내는 수술 후,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세계학회에 보고될 정도로 희귀한 사례에 속했다.
안씨는 아내의 고향인 전주에 내려가 여생을 살 것을 권유했고, 두 사람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전주로 내려왔다. 한때 잘 나가는 그룹의 세션으로, 압구정동에 재즈바까지 운영하면서 남부러울 것이 없었지만 안씨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전주로 내려왔다. 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2009년 9월 요관암 판정을 받게 되었다. 또 다시 고통스런 투병생활이 이어졌다. 가게도, 살림도, 모든 것이 다 엉망이었다. 아내만 살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걸어도 좋았다.
그러다 2010년 10월 23일. 결국 아내는 안병주씨의 곁을 떠났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안씨는 걷잡을 수 없는 허무함에 시달렸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왜 살아야하는지 '존재의 이유'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난 뒤 안씨는 돈을 벌 이유도, 피아노를 칠 이유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안씨는 우연히 완주군 소양면의 '정심원'을 방문하게 됐다. 정심원은 정신지적장애인들의 거처였다. 안씨는 그들을 보고 앞으로 '나'를 위해서 살기보다는 '우리'를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 안씨는 유니세프와 정심원 장애인들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달마다 후원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아내 치료비 때문에 돈도 많이 썼고, 예전에 비해 수입도 많은 편은 아니예요. 그렇잖아도 가벼워진 통장잔고가 조금씩 줄어드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참 좋아요. 정말 신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