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2.01.19 15:42수정 2012.01.19 15:42
아! 이제 정말 우리나라에서 한군데 밖에 없던 스위치백 구간이 사라지나 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얘기가 나온 지가 벌써 언제입니까? 제 기억으로는 2008년입니다. 그런데, 서운하게도, 이제 진짜로 사라지나 봅니다. 그 당시에도 곧 사라질 구간이므로 꼭 다녀와야 한다는 일념으로 태백 행 기차에 몸을 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참, 스위치백 구간이란, 가파른 산을 넘기 위해 열차가 뒤로 후진하여 다른 선로를 이용해 완만하게 산을 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달려가던 길을 멈추고, 뒤로 후진하였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것이죠. 혹시 앞으로 잘 달리던 기차가, 어느 구간에서 뒤로 달리는 것 경험해 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통리역과 도계역 사이를 잇는 영동선 철길이 유일한 곳입니다. 이곳의 해발고도 차이가 무려 435m라고 합니다. (통리역이 해발 680m, 도계역이 해발 245m 라고 하네요.) 정말 힘겹게 태백산맥을 넘어가는 구간이죠.
그런데, 이제 올 6월이면 높은 산을 넘을 필요 없이 터널(솔안터널)을 통과하게 되므로, 이 구간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이제 정말이겠죠. 2008년에도 '곧' 이라고 했는데, 그 후 무려 4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제가 2008년과 2009년에 다녀온 스위치백 구간과 태백의 풍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정확히는 흥전역에서 나한정역 사이 1.5km 구간에서 스위치백이 일어납니다.
통리역을 출발한 기차는 심포리역을 지난 후 천천히 흥전역에 도착합니다. 그러고 잠시 후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죠. 바로 스위치백 구간에 대한 설명과 열차가 뒤로 달리니 놀라지 말라는 의미의 방송입니다. 이렇게 뒤로 달리면, 나한정역에 이릅니다. 그리고 다시 선로를 바꿔서 도계를 향해 달리지요.
위 사진은 2009년 겨울에 찍은 겁니다. 저는 심포리역을 지날 때쯤, 자리에서 일어나 맨 뒤 객차로 갔습니다. 뒤에서 자세히 보기 위해서였죠. 그러면 맨 뒤 객차에서, 열차 승무원이 뒤를 보면서 기관사와 무전기로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더! 더! 정지" 뭐 대충 이런 대화입니다.
자! 저희를 태운 열차는 곧 환상의 눈꽃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도계를 거쳐 태백 역까지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사진은 2008년 겨울의 모습입니다.
올 해 터널 공사가 끝나고 이 구간이 없어지기 전에, 그리고 겨울이 가지전에 꼭 한 번 다녀오세요.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만약 영동선을 타기위해 서울, 청량리역에서부터 이용한다면, 정말 너무 먼 여정입니다. 멀기도 멀지만, 영동선으로 태백까지 가는 길은 좀 멀거든요.
굳이 스위치백 구간을 경험하실 요량이라면, 버스를 타고 태백까지 가서 열차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겁니다. 버스가 더 빠르니까요. 그리고 태백에서 도계역까지 이용하면 됩니다. 만약 더 여행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태백에서 강릉까지 가도 좋겠지요.
아니면 반대로, 처음부터 강릉에 가서 하루 지내고, 다음날 태백행 열차에 몸을 싣고 스위치백 구간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태백에 도착해서 태백산을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버스를 이용해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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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스위치백 구간, 사라지기 전에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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