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수다인사 잘하는 성국씨가 지금 이재중 시설장의 볼을 잡아당기며 "사랑해요"를 외치고 있다. 강진영 교사(왼쪽)과 김상미교사(오른쪽)는 웃다가 거의 실신 상태에 이를 지경이다. 이들과 이렇게 그날 오후에 신나는 수다를 했다.
송상호
특별한 형태의 가정의 평범한 일상이 집 식구들 좀 많다. 무려 11명이다. 원래 고향은 태안, 시흥, 서울, 안산, 장호원, 안성, 평택 등 다양하다. 나이도 22세에서 40세까지. 그들이 남성 장애인들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각양각색이다.
이들은 여느 가정처럼 아침이면 출근하느라 전쟁을 치른다. 8시 15분이면 통근차를 타고 일터로 향한다. 평택에 있는 재활작업장인 '꿈이 크는 일터'다. 거기서 쇼핑백 접는 일부터 천연비누 만드는 일까지 능력대로 일한다. 보수보다도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점심 먹고 쉬는 시간이면 그들은 작업장 바깥으로 쏘다닌다. 때론 쇼핑도 하고, 떡볶이도 사먹고. 다시 작업을 하고 하루 일을 마친다. 통근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주말이면 당구도 치러나간다.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도 부른다. 가끔 외식도 하고, 토요일엔 등산도 가곤 한다. 좋은 영화는 같이 보러가기도 한다. 하는 걸 봐선 일반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홀로서기'를 연습하는 가정 이들이 이렇게 모여 사는 이유가 뭘까. 그렇다. 이곳은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이다. 이름은 '밀알의 집'. '자립'이라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모여 산다. 이 공동가정은 그들이 자립하여 개인가정을 가지기 위한 전초기지, 즉 홀로서기를 연습하는 가정이다.
여기를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한 지붕에 1호 가정, 2호가정이 산다. 1호 가정 식구는 7명이고, 그들을 도와주는 김상미 씨(사회재활교사)와 시설장 이재중 씨다. 2호 가정엔 강진영 씨(사회재활교사)가 4명의 식구를 책임진다. 그들은 출퇴근하는 교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