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임종석 전 의원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다음주 내에 공심위원장 선임문제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성호
-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어떤 분이 맡게 되나."국민들이 신뢰할 만한 분에게 공심위를 맡기겠다는 뚜렷한 의지가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비대위를 보면, 그것이 비대위든 공심위든 일단 출범하면 그 자체로 완전한 독립 권력이 된다. 소통의 수준과 방법의 변화를 늘 말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책임 있는 정당에서 (한나라당 비대위처럼) 그렇게만 할 수는 없다. 정당정치를 이해하는 분 중 국민들의 신뢰가 있는 분으로 고민하고 있다."
- 정개특위에서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는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지 말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민주통합당은 이런 한나라당의 입장에 어떤 생각인가."모바일 투표 도입은 찬성하지만 이번 총선에는 적용하지 말자는 게 한나라당 입장인데 아직도 대중의 속도를 한나라당이 못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모바일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는 솔직하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끌려가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솔직히 우리 민주통합당도 처음 가보지만, 그 길이 좋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다."
- 민주통합당 돈 봉투 의혹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우선 검찰이 빠르게 수사를 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 당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매우 책임 있고 신중해야 한다.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갖고 있어야 조사할 수 있다.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임시지도부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한 뒤, 현 지도부가 별다르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 이 기회에 선거공영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전대 때 지방당원들의 편의를 아예 중앙당 차원에서 제공함으로써 후보들이 버스비 등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안 하기로 했다. 다만, 후보들이 상당히 부담될 정도로 기탁금을 내서 실시하는 경선방법, 또 당원들이 움직이는데 소요되는 경비 등에서 당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은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산골짜기에 사는 분이 서울까지 와서 투표하고 이동하고 밥 먹고 하는 것은 순전히 그 분의 선함에 기대해야 하는 건가, 이럴 때 후보들은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도 선거공영제 차원에서 애기해봐야 한다."
- 석패율제가 야권연대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입장은 무엇인가."통합진보당과의 충분한 교감이 없는 상황에서 양 교섭단체간 합의는 절차상 문제로 지적돼야 한다. 그러나, 진보당의 문제제기 방식은 지나치게 정치적이었다. 석패율은 이미 지역주의 완화의 한 방편으로 오래 전부터 얘기됐었다. 진보학계에서도 이것이 지역주의를 없앨 수는 없지만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었다. 선관위가 제안한 바다. 중진 구제용 꼼수처럼 얘기하는 것은 더더욱 사실관계와 다르다. 우리가 꾸준히 제기해온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권역별 비례대표, 중대선거구제의 전환 등 선거법 개정을 위한 논의는 큰 틀에서 해야 한다. 그런데 석패율을 한칼에 안 좋은 제도다 그렇게 말할 것은 아니다. 석패율 자체로 진보당 의석을 잠식하는 것도 아니다."
- 진보당은 1·15 전대 직후 정치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민주통합당 입장은 뭔가."유연한 통합을 바랐는데 그것은 길이 막혔다. 진보당은 이미 지난 통합 얘기는 꺼내지 말고 후보단일화를 하는데 득표율만큼 지역구를 나누자는 제안인데….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 벽이 높은 문제인가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한다. 여러 방법을 함께 검토하면서 신중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
- 정치협상은 언제쯤 시작할 계획인가."즉각적인 정치협상이 결과를 내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면 검토를 해야겠지만 정말 그런가 의문이다. 잘못하면 양쪽 다 수렁이 되는 수가 있다. 양당간의 문제뿐 아니라 이걸 바라보는 국민들을 생각하면서 좀 더 무겁게 이 논의를 진행했으면 한다."
- 전대협 간부들이 이번 인사에서 요직을 많이 맡았다. 배경이 뭔가."이 시점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공감대가 당내 젊은 그룹 사이에 있었다. 사실 작년 야권연대 할 때 '순천 무공천' 사고를 친 게 우리다. 야권연대특위가 무슨 권한이 있었나. 사고 치고, 지적 받고, 그러면서 일을 만들었다. 야권연대의 모멘텀을 살리는 게 너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우린 벼슬이 아니고 머슴을 자처했다. 책임 있게 일해서 반드시 이번 총선을 이기자고 말이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 뒤엔 깨끗하게 비우자고 했다. 우리가 뭉쳤다면 뭉친 것인데, 총선을 앞두고 벼슬을 탐하려고 뭉친 게 아니라 '일 욕심'에 뭉친 것이다. 한 대표도 늘 그랬다. 내가 등을 댈 테니 당신들이 일을 좀 하라고."
- 386세대들은 열린 우리당 시절 일을 잘 못해서 비판도 많이 받지 않았나."일은 우리가 잘한다. (웃음) 열린우리당 시절의 386은 경험과 열정의 균형을 못 맞췄다고나 할까.하고 싶은 개혁사안은 많지만 결국 개혁의 최종은 생활의 변화다. 경중이나 완급을 조율할 수 있는 경험도 부족했다.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성찰과 반성이 486세대에게는 지난 총선에 대거 낙선한 뒤로 꽤 긴 시간 집단적으로 이뤄져왔다.
그것이 보편적 복지,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 철학과 정책, 가치를 맞추기까지 쭉 진행이 됐다. 정치개혁, 사회개혁, 구 잔재 청산 등은 우리에게는 숙명 같은 문제라서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정말 잘 해서 따뜻한 생활정치에 기반한 정치개혁 검찰개혁 동시에 진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