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진중권 씨의 트위터공지영 씨와 진중권 씨가 '트위터 블랙아웃' 행동에 동참함을 알리고 있다.
트위터 캡쳐 화면
트위터의 '선택적 차단'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그 반응은 앞서 말한 '트위터 블랙아웃' 행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국내 사용자들 중 많은 이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설가 공지영씨는 29일 새벽 2시경 "#TwitterBlackout"이란 해쉬태그를 올리며 트위터 블랙아웃 행동에 동참했고, 진중권씨 역시 같은 날 새벽 3시경 트위터에 "트위터 행동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 하루 트위터 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위키피디아와 트위터, 다른 모습 보여줘
한편, 트위터 블랙아웃 행동은 '위키피디아 블랙아웃'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키피디아는 미국 동부시각 18일 자정을 기해 24시간 동안 영어 버전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 '자발적 블랙아웃'은 현재 미국 내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도용 방지법안(SOPA)과 지적재산권보호법안(PIPA)의 통과에 백악관 측이 난색을 표명한 데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18일 '블랙아웃' 당시에는 다른 인터넷 사이트들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로고 색상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거기에 동참했었다.
이처럼 위키피디아 블랙아웃이 사이트 운영사측의 주도에 의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트위터는 그 운영사측이 특정 국가의 차단 요구를 받을 경우 선택적 차단에 나서기로 하자 이용자들이 블랙아웃 행동에 나선 것이다.
트위터 블랙아웃 행동의 기저에는 트위터 사측이 '선택적 차단'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데에 이용자들이 느낀 '배신감'이 깔려 있다.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하자면, 이집트의 인권운동가인 마흐무드 살렘은 "트위터가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며 직접적으로 '배신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트위터 사측은 정말 이용자들을 배신한 것일까? 트위터가 이용자들을 배신했다는 발언들은 트위터가 '저항의 수단'이라는 이용자들의 기대와 믿음에서 기인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을 바꿔 물어봄으로써 우리의 기대 또는 믿음이 옳은 것인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묻기로 하자. 트위터는 저항의 수단으로 탄생했는가?
트위터가 '아랍의 봄'의 예와 같이 저항의 과정에서 톡톡한 역할은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저항의 수단으로 탄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트위터에 새 글을 쓸 때 접할 수 있는 문구처럼 트위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what's happening?)"라고 묻고 있을 뿐이다. 그 질문에 대해 답하고, 아니 세상을 향해 재잘거림으로써 때로 웃고 때로 울고 때로 저항하는 것은 모두 이용자들의 역할이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만 답해두고 싶다. "트위터 친구들이 뿔났다!"라고.
트워터 외의 대안책 마련에도 관심 기울여야아울러 우리는 트위터 사측의 선택적 차단 정책에 항의만 표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대안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른바 국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온전히 대체할만한 매체는 아직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다음의 요즘(yozm)이나 네이버의 미투데이(me2day) 등이 있지만 트위터에 비하면 아직 약체를 면치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 대안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선발주자인 트위터를 넘어설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업체의 노력 외에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의 인식 역시도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언제까지나 늘 '무료'이고 게다가 늘 '정의'로울 수 있으리라고 보장하기는 어려운 노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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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트위터 친구들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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