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당은 70년대 독재 시스템... 국민경선해야"

[영남권 총선 예비후보 인터뷰③] 한나라당 통영·고성 김명주 예비후보

등록 2012.02.02 14:33수정 2012.02.02 14:36
0
원고료로 응원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윤성효

"시대의 패러다임이 토목건축이 아니라 복지로 넘어갔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치수는 잘했는지 모르지만, 각 지역마다 필요한 사회간접시설은 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이명박정부의 시대적 한계였다. 70년대 개발시대에서 성장한 전형적인 사고방식이 보여준 한계였다."

한나라당 김명주(45) 예비후보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다. 경남 통영·고성 총선에 뛰어든 그는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이군현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지만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이다. 김명주 예비후보는 "지금 정당은 70년대 독재 시스템이다. 이렇게 해서는 정당이 민주화될 수 없다. 국민경선은 도입해야 하고, 19대 국회는 반드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주 예비후보는 창원지방법원 판사와 경남도의원을 지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18대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와신상담'하며 기다려 온 것이다.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둔 그는 "지난 4년간 보내면서 가족을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정치한다고 가족을 돌보지 않았는데, 2008년 총선에서 떨어진 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좋은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선 김명주 예비후보를 지난 29일 통영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명박 정부는 70년대 개발시대에 성장한 전형적인 사고방식이 보여준 한계"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윤성효
- 지난 4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변호사 열심히 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였다. 가족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2002년 경남도의원부터 정치를 시작했고 2년 하다가 17대 국회의원을 했다. 6년간 현역으로 있었다. 아이가 넷이다. 내 꿈을 쫓아가겠다고 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이다. 큰 아이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다. 4년간 보내면서 가족을 재발견했다."


- 요즘 보기 드물게 자식을 넷이나 두었는데, 출산장려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면?
"판사 시절 둘, 변호사 하면서 둘을 낳았다. 딸 셋에 아들 하나다. 결국은 여성의 일자리다. 아내는 박사과정을 밟았는데, 아이 때문에 일자리를 잡을 수 없었고, 지금은 40대가 되었다. 20~30대에는 여성의 취업이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아이를 낳으면 누가 키울 것이냐. 시부모나 친정은 영구적이지 않다. 아이 하나 낳는다고 해서 매달 돈을 얼마 주는 게 중요하지 않다. 양육과 직장을 병행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 키우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다."

- 한나라당 공천에 자신 있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국민경선제를 적극 환영한다. 18대 때는 국민경선이 아닌 중앙당에서 공천했다. 밀실공천은 결과적으로 지역민에 불이익이다. 18대 때는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칼자루를 쥐었다. 개인적인 욕심이 공천파동으로 갔다. 자기 사람을 심는 공천이었다. 21세기인데 정당은 아직 민주화되지 않았다. 경선해서 지면 깨끗하게 승복하겠다. 현역한테 그냥 공천 준다면, 또 탈당해 유권자의 뜻을 물어보자는 구태가 반복될 것이다."


-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면서 지역구 의원인 이군현 의원에 대한 평가는?
"성실하게 의정 활동하고 있다. 의정보고회를 마을마다 한 것은 상당히 평가받을만하다. 그런데 결국 낙하산 공천이었기에, 지역이 원하는 의정활동을 못했다고 본다. 2년 전 지방선거 때 통영시장은 무소속이 당선되었고, 통영시의원 절반도 무소속이고 고성에 무소속 도의원이 당선됐다. 18대 총선 당시 이명박 정부 실세를 밀어주면 지역발전을 할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됐나. 세계 경제 흐름 영향도 있지만, 통영 미륵도 조선3사는 부도 직전이고, 고성 조선특구는 괴멸되다시피 했다. 지역 실정에 맞는 의정활동을 못한 것이라 본다. 성장 엔진이 거기에 있었는데, 집중해서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 이명박 정권 말기인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토목건축적 사고방식이 시대의 추세에 맞지 않았다. 한번 성공을 이끈 방식은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청계천 토목공사를 해냈다. 그런 성공 신화를 대통령이 되어 4대강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토목건축이 아니라 복지로 넘어갔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치수는 잘했는지 모르지만, 각 지역마다 필요한 사회간접시설은 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이명박 정부의 시대적 한계였다. 70년대 개발시대에서 성장한 전형적인 사고방식이 보여준 한계였다."

- 한나라당 비대위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대표의 원칙 시스템에 의한 개혁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YS(김영삼)는 IMF와 아들의 비리로 엉망이 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속도전이었고 국민 호응도 컸다. 이상돈 비대위원이 권력실세를 물러나라고 했을 때 박 대표가 과감하게 정리해야 했다. 물론 파열음이 나겠지만 말이다. 지금 당명을 새로 한다고 하니까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구한나라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으로 공천 과정도 있다. 국민들이 '박근혜식 개혁'을 체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 통영시가 거제시·고성군과 통합하자고 했지만, 두 시·군은 반대 입장이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MB 정권에서 3개 시군 통합은 물 건너 갔다. 다음 정권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라 본다. 갑작스런 통합보다는 먼저 이웃하는 자치단체끼리 먼저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협력 차원에서 교류부터 해야 한다. 가령 화장장 사업이나 쓰레기매립장, 대중버스 노선 등이다. 지금 통합하면 고성은 마산·창원·진해의 통합(창원시)에서 진해처럼 변방으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을 두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막연하게 단체장 끼리 모여서 할 문제가 아니다."

"신숙자씨를 윤이상 선생과 연결시킨 것은 작위적이고 음모적"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
4월 총선에 경남 '통영고성'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김명주 전 의원.윤성효

- 통영·고성에는 조선업체가 밀집해 있는데, 발전 방안은?
"지역에는 중소 조선업체가 많다. 인근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STX조선·성동조선 등과 협력업체로 수직계열화 할 필요가 있다. 여러가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통영에는 유치진 등 친일인사의 기념사업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광수를 빼고 문학사를 이야기 할 수 없다. 친일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은 예술로 봐야 한다. 왜 큰 바다인가. 여러 강물을 다 받아들이고 그 속에는 순수한 물만 있는 게 아니라 구정물도 있다. 정치인은 친일인지 아닌지 판가름 해야 하지만, 예술은 다르다. 기념사업은 민간 차원에서 하는 것을 굳이 못하게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관에서 주도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 현재 북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씨를 '통영의 딸'이라고 해서 논란이 많은데?
"안타깝다. 신숙자씨를 음악가 윤이상 선생과 연결시킨 것은 작위적이고 음모적이다. 신숙자와 같은 입북 인사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윤이상 선생을 끌어들였는데, 윤이상 선생 가족들이 '사자명예훼손'으로 고발해 놓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세계적 음악가를 두 번 죽이려는 시도는 맞지 않다. 윤이상 선생은 통영이 갖고 있는 통일의 상징이다. 통일의 상징으로 만들어야지, 통일의 걸림돌 내지 북한 인권의 걸림돌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MB정권이 보수정권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아니다."

- 김두관 경남지사의 도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도정은 깊은 관심이 없어 잘 모른다.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은 경남에서 정치적으로 큰 변화다.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면 다 당선됐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장관 출신을 제치고 무소속이 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일상적인 도정은 도지사가 한나라당이든 다른 정당 소속이든 별로 문제 될 게 없다."

- 농촌이 어렵다고 하는데 대책은?
"17대 때 국회 농수산위원으로 활동했다. 소값이 폭락해서 큰 일이다. 결과적으로 한우 공급 과잉이 하나의 원인이라 본다. 돈이 된다 싶으니까 우후죽순으로 소를 키운 것이다.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생산 주지가 1년 단위이다 보니 수요를 예측하기 힘들다. 한 해 어떤 농사가 돈이 잘 됐다고 하면 다음해에 너도나도 그 농사를 짓는다. 그러다 보니 그 농산물 값이 떨어진다. 과대 공급 과잉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미리 정보를 알려주고, 그래도 그 농사를 지어서 값이 폭락한다면 농민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바른 농업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다는데?
"실수였다. 사고를 내거나 음주측정 거부를 한 것도 아니었다. 이틀 뒤에 언론에 보도됐는데, 어떻게 해서 알려졌는지 의문이었다. 물론 정치적 인사니까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알릴 수도 있지만, 피의사실공포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저 같은 사람이 피의사실공포죄로 피해를 입는데, 일반 시민은 얼마나 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에 수사의뢰했는데, 알아보니 경찰이 기자로 있는 친구한테 말을 했다고 하더라. 고의적으로 정치적 음모가 없다고 판단해 나중에 고소를 취하했다. 저도 잘못했고, 경찰도 반성해야 한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한나라당 공천을 앞두고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국민경선에 대해 국민들이 긍정적인 시각으로 봐 주었으면 한다. 그것은 정당의 민주화이며, 정당의 권력을 시민들이 가져가는 것이다. 지금 정당은 70년대 독재 시스템이다. 이렇게 해서는 정당이 민주화될 수 없다. 국민경선은 도입해야 하고, 19대 국회는 반드시 제도화해야 한다. 경선제가 되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지지하는 후보가 정당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명주 예비후보 #통영고성 #한나라당 #국민경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