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롯데백화점 해고 갈등 "집회방해냐 영업방해냐"

노측 '집회방해금지가처분'-백화점 '영업방해금지가처분' 신청... 거리 투쟁 43일째

등록 2012.02.03 20:14수정 2012.02.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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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방해냐 영업방해냐.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한 달 보름 동안 농성․집회를 벌이고 있는 속에, 노-사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측은 사측을 상대로 '집회·업무방해금지가처분', 사측은 노측을 상대로 '영업방해금지가처분'을 창원지방법원에 각각 신청했다.

백화점과 계약을 맺은 새 위탁업체는 시설관리 비정규직 36명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과 비조합원 등을 선별고용했다.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15명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 투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윤성효

노조 지회는 백화점 옆 도로 쪽에 농성장을 마련해 놓고,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노조 지회는 롯데백화점 앞 왕복 10차선 건너편에 있는 롯데마트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3일까지 4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 지회는 농성장에 "고용불안, 비정규직 양산 롯데 창원 떠나라"거나 "롯데백화점, 노동조합을 기만하고 노동자를 무시하는 롯데. 해고는 살인이다", "10년 동안 일했는데 해고가 웬말이냐. 롯데백화점은 대기업의 횡포를 제대로 보여주는구나"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설치해 놓고 있다.

이들이 백화점 바로 앞에서 집회․농성을 벌이지 못하는 이유는 백화점측이 '환경캠페인'을 이유로 집회신고를 미리 내놓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측은 입구 쪽에 환경 관련 문구가 적힌 피켓을 갖다 놓았고, 용역들이 지키고 있다.

3일 노-사 양측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노조는 롯데쇼핑을 상대로 '집회·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노측은 "백화점 측이 용역 등을 통해 집회를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면서 "집회 방해행위와 그것에 따른 업무방해가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쇼핑은 노조 지회와 조합원을 대상으로 '영업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이는 백화점 측이 노조 측에 보낸 답변서에 '가처분신청서'가 들어 있어 확인되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윤성효

백화점 측은 "피켓과 방송 차량에서 나오는 확성기를 통해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마치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듯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면서 "촛불시위 등을 빙자해 구호를 제창하도록 하고 있으며, 악의적인 비방·협박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백화점 측은 "(노조 측은) 매일 수천 명의 소객이 왕림하는 매장에서 고객들이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아니하면 매출에 있어서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활용하여, 매장 안팎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도록 하여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와 백화점 측은 서로 가처분신청과 관련해 답변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조 파괴 의도... 끝까지 투쟁" 다짐

노조 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주변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과 가족뿐만 아니라 '쌍용차 희망텐트촌 노동자참가단'과 '조선하청노동자연대'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허광훈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허광훈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윤성효

허광훈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백화점이 조합원을 해고한 것은 민주노조 파괴 의도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서 꼭 이길 것이다. 그날까지 연대와 단결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 김정운(평택)씨는 "오는 11일 평택에서 '3차 쌍용차 희망의 날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려 전국을 다니며 홍보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10년 동안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들과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택에서 온 노동자 10여 명은 가슴에 "쌍용차를 희망으로 포위하라"고 쓴 몸벽보를 붙이고 있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대중가요 '부산 갈매기' 곡에서 가사를 바꾼 "롯데 갈매기"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쌍용차 희망텐트촌 노동자 참가단' 소속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되어 43일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롯데창원비정규직지회는 3일 저녁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쌍용차 희망텐트촌 노동자 참가단' 소속 노동자들이 참석했다.윤성효
#롯데백화점 창원점 #일반노동조합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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